“공부나 하지 왜 나오나” 무시… 상대팀 감독 아예 불참하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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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꼴찌 서울대팀을 보는 눈

만년 하위팀 서울대는 색다른 신경전을 벌일 때가 많다. 엘리트 선수로 구성된 상대팀들이 순수 아마추어인 서울대를 얕보면서 생기는 해프닝이다. 과거엔 꾹 참고 넘어갔지만 요즘 서울대 선수들은 되받아치기를 하기도 한다.

#1. 지난해 수도권 한 팀과의 경기. 몸싸움을 할 때 일부 선수들이 “야, 너희들은 왜 이런 데까지 나와서 우릴 귀찮게 하고 그래. 공부나 하지”라고 비아냥거렸다. 늘 당하는 일이지만 서울대 선수들도 지지 않았다. “야, 너희들은 우리한테도 쩔쩔 매면서 어떻게 프로에 가겠냐. 다시 공부해서 서울대로 와 축구해라”고 맞받았다. 결과는 서울대의 패배였지만 경기 내용은 비슷했다.

#2. 지난달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대학추계연맹전 조별 예선. 지방의 한 팀과 경기를 앞두고 서울대 선수들이 나타났지만 상대 선수들은 서로 잡담을 하며 쳐다보지도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자 달라졌다. 서울대가 시작하자마자 골을 터뜨리는 등 거센 공세를 펼치자 상대는 당황했다. 결과는 서울대의 3-4 패로 끝났지만 상대팀은 서울대를 얕보다 혼쭐이 났다.

#3. 서울대 주장 이희재(22·체육교육과3)는 “우리가 나가면 상대팀은 처음엔 1.5군을 내보낸다. 쉽게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면 당황하고 그때서야 선수를 교체한다”며 웃었다. 시즌 초 연세대와 1-1로 비겼을 때, 9일 선문대를 1-0으로 이겼을 때 모두 그랬다. 상대 감독이 아예 나오지 않을 때도 있다. 이희재는 “솔직히 우리 실력이 좋아진 점도 있지만 상대가 우리를 너무 얕보다 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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