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지친 이대호 “토할것 처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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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5일 07시 00분


24일 사직구장. 방송사 카메라 2대가 번갈아가며 혹은 동시에 한 선수를 쫓아 다녔다. 덕아웃에서 연습을 준비하는 모습부터 타격훈련까지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았다. 한 지상파 방송의 시사프로그램 제작진으로 사상 첫 타격 7관왕에 도전하고 있는 롯데 이대호가 그 주인공이었다.

최근 9연속경기 홈런이라는 세계 기록을 세운 뒤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이대호는 피곤한 모습이었다. 이날도 경기시작 직전까지 시사프로그램 제작진과 상대해야 했다. 무더운 날씨와 싸우며 정신적으로 부담이 큰 홈런기록에 도전했고 “홀가분하다”는 마무리와 동시에 타격 7관왕이라는 새로운 기록과 마주하고 있다.

이대호는 “다들 여름에 더 잘 치는 것 같다고 말하지만 솔직히 정말 힘들다. 토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해외진출에 관해 참고 참았던 말을 꺼냈다.

“야구는 정말 당장 내일을 모른다. 내년에 어떤 성적을 낼지 누가 알 수 있겠냐? 그런데 벌써부터 해외진출이라니 정말 부담된다. 사실 내년 시즌이 모두 끝난 뒤에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대호는 특히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혹시 동료들에게 피해를 줄까 염려했다. “아직 우리가 4강을 확정지은 것도 아니지 않나? 혹시 4강 경쟁에서 뒤질까 부담이 많이 된다. 혹시 (포스트시즌) 못 가면 정말…. 홈런을 몇 개 더 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말하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로이스터 감독도 이대호의 해외진출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가능성에 대해 예전과 달리 냉철하게 평가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금 당장 이대호는 메이저리그에서 지명타자도 힘들다. 주루에서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이 이대호에게 중요하다. 수비능력은 저평가된 부분이 많다. 조금만 더 가다듬으면 된다. 안타 때 1루에서 3루로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어떤 리그에서든지 자기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사직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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