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포인트]“너무 행복했습니다” 눈물 삼킨 이운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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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로 보낸 4만 팬

“안녕하세요. 너무 행복했습니다. 제가 국가대표 선수로 대한민국을 위해 뛰어 행복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아 행복했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영원한 수문장 이운재(37·수원)가 오랫동안 입어왔던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었다. 이운재는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평가전에 선발 출전했다. 몇 번의 실점 위기를 멋지게 막아냈지만 전반 26분 나이지리아의 피터 오뎀윙기에(모스크바)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3분 뒤 선수 교체 표지판이 떴다. 이운재의 등번호 ‘1번’이 적혀 있었다. 이운재는 정성룡(성남)과 교체됐다. 이운재의 마지막 대표팀 경기였다.

이운재는 이날까지 A매치 132경기에 출전했다. 전반전이 끝난 뒤 은퇴 기념행사가 마련됐다. 이운재의 활약 동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나오자 4만여 명의 관중은 환호했다. 이운재는 유니폼이 아닌 양복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타났다. 미소 짓던 이운재는 소감을 말하다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행복했다”는 말만 되뇌었다. 이운재는 “나는 대표팀 유니폼을 벗지만 앞으로도 많은 성원과 애정 어린 응원을 부탁드린다”며 후배들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운재가 관중석으로 발걸음을 옮기자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며 이운재의 이름을 연호했다.

수원=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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