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석기자의 퀵 어시스트]구단의 관심, 성적으로 거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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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고 있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 뜻밖의 손님을 맞았다. 차로 4시간 거리인 로스앤젤레스의 모비스 지사 직원이 떡과 과일을 갖고 훈련 캠프를 찾았다. 객지에서 고생하는 선수들을 만나보라는 모비스 농구단 구단주 정석수 부회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이다.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고된 훈련 속에서 모처럼 간식 파티를 하며 피로를 풀 수 있었다.

정석수 부회장은 평소 농구단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유명하다. 정 부회장은 5일에는 대표팀 선수들이 합숙훈련을 하는 서울 태릉선수촌을 방문해 격려했다. 이 자리에서 격려금을 전달했는데 그 액수가 대한농구협회와 한국농구연맹에서 전달한 금액을 합한 정도여서 모비스 출신 양동근, 함지훈을 비롯해 다른 팀 선수들까지 놀라게 했다는 후문이다. 선수들과 어울리기 위해 자유투 연습까지 하며 땀을 흘린 정 부회장은 “고생하는 선수들에게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 조심스러운 발걸음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모비스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용인체육관에서 해마다 출정식을 하는데 여기에는 정 부회장과 단장인 황열헌 부사장 등 주요 임원진이 총출동해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지난 시즌 모비스가 통합 챔피언에 오른 뒤 가진 우승 축하연에는 임원들이 각자 선물 한 가지 이상을 마련해 와 선수들을 위한 경품으로 내걸어 화제를 뿌렸다. 정 부회장은 시즌 때 모비스의 서울 방문경기를 자주 찾아 응원하고 틈나는 대로 농구단 홈페이지를 찾아 점검하는 등 세심하게 챙기고 있다.

묘하게도 모비스는 정 부회장이 농구단과 인연을 맺은 최근 5년 동안 정규시즌 우승 4회와 두 차례 통합 챔피언에 등극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아낌없는 지원 속에서도 농구단의 자율적인 운영을 보장한 결과다. 지난 시즌 종료 후 파격적으로 5년 장기계약을 한 유재학 감독은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준 구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고마워했다.

흔히 프로스포츠에서는 ‘뿌린 대로 거둔다’는 말이 있다. 기아 인수 후 단기간에 명문 구단의 반열에 올라선 모비스가 바로 그랬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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