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혹시나…” vs 김성근 “행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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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3일 07시 00분


1위 SK-2위 삼성 운명의 3연전

선동열 김성근. 스포츠동아DB
선동열 김성근. 스포츠동아DB
8월 첫주를 뜨겁게 달굴 운명의 3연전이다.

선두 SK와 ‘추격자’ 2위 삼성이 3일부터 대구에서 3연전 맞대결을 펼친다. 철옹성처럼 견고해보였던 SK가 최근 7경기에서 2승5패를 거두는 등 조금씩 균열 조짐을 보이고, 6월 이후 차츰 힘을 내던 삼성이 7월 한달간 18승3패 승률 0.857의 가공할 파워를 과시하면서 양팀 간격은 5경기차로 줄어든 상태. 한 팀의 싹쓸이로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만약 3연전을 어느 한 팀이 독식한다면 시즌 전체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그야말로 빅뱅이다.

3연전에서 삼성이 스윕에 성공한다면 두 팀간 차이는 단 2게임에 불과하게 된다. SK로선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몰린다. 반대로 SK가 모든 게임을 이긴다면 사실상 1위 싸움은 끝났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

3연전을 맞는 SK 김성근 감독과 삼성 선동열 감독, 두 사람은 서로 마음 속 칼을 숨긴 채 상대방을 치켜 세우고 있다.

올해 유독 ‘허허실실’ 작전으로 여유있게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선동열 감독은 “1위에는 전혀 욕심이 없다”며 “마음 비운지 오래”라고 말한다. “냉정하게 봤을 때 SK와 두산에 비해 삼성 전력이 처진다. 선두 싸움은 이미 끝났고 (3위) 두산이 따라오는 게 걱정이 된다”고 한다.

그러나 1위에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말은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뜻이지, 기회가 왔을 때 넋 놓고 보고만 있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막강 불펜을 앞세운 선동열 특유의 짠물 야구가 빛을 발하고 있어, 3연전에서도 경기 초반 흐름만 잘 이끌어 낸다면 삼성쪽으로선 충분히 해 볼만한 게임이다.

김성근 감독도 엄살을 부리긴 마찬가지다. 10게임차 가까이 삼성에 앞서있던 7월 중순, “삼성의 기세가 무섭다. 90승은 해야 정규시즌 우승이 가능하겠다”고 했던 김 감독은 “투타 밸런스가 안정돼 있는 삼성이 가장 강팀”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1일 에이스 김광현을 투입하고도 KIA에 패하는 등, 그동안 ‘고양이 쥐 잡듯’ 일방적으로 재미를 봤던 KIA와의 주말 3연전에서 1승2패로 밀린 것에서 알 수 있듯 최근 SK 분위기는 좋지 않은 게 사실.

특히 공격 짜임새가 흐트러졌다. 김 감독은 1일 KIA전이 0-7 완패로 끝난 뒤 문학구장에서 야간특훈을 실시하면서 고삐를 바짝 죄는 등 삼성의 추격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최근 양팀간 맞대결이었던 지난 7월 6∼8일 문학경기에서는 삼성이 2승1패로 우세를 보였다. 맞대결 전적에서도 8승7패로 앞서있다. SK가 올 시즌 상대전적에서 밀리는 팀은 삼성이 유일하다. 그래서 더 눈길을 끄는 대구 3연전, SK와 삼성은 첫 머리 선발로 각각 우완 글로버와 좌완 장원삼을 내세웠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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