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찾은 박태환’ 가볍게 대회신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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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배 자유형 200m 1분47초41
악조건에도 종전기록 5초80당겨

박태환(21·단국대)의 자유형 200m 최고 기록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딸 때 세웠던 1분44초85다. 한국 기록이자 아시아 기록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400m 금메달과 200m 은메달을 목에 건 그가 목표를 이룬 뒤 공허함이 커진 것은 이상할 게 없었다. 결국 박태환이 자신을 넘어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재미’였다.

요즘 박태환은 재미있게 수영을 하고 있었다. 그는 9일 석 달간의 호주 전지훈련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와 “가장 큰 성과는 다시 수영을 즐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2주가 지난 23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MBC배 전국수영대회 자유형 200m에 출전한 그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남자 대학부 경기에 나선 박태환은 대회 기록(1분53초21)을 5초80이나 앞당긴 1분47초4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다. 박태환은 출발 동작에서 약간 미끄러졌다. 50m 첫 구간 중간 지점까지는 김용식(한국체대)에게 뒤졌다. 하지만 이내 역전에 성공했고 독주를 이어갔다. 50m 구간별 기록은 25초51-26초99-27초70-27초21. 노민상 감독은 “2월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뉴사우스웨일스스테이트오픈 대회 때 세운 1분46초98의 기록을 깼으면 좋았겠지만 오늘 같은 조건에서는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감독이 말한 악조건은 수심이 국제 대회보다 낮은 것과 박태환이 이번 대회에 초점을 맞춰 훈련하지 않았다는 것 등이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첨단 수영복이 금지된 올해 국제 기록 중 5위에 해당하는 기록(2월 시드니 대회는 국제수영연맹 집계에 포함 안 됨)이다. 미국 마이클 펠프스가 6월 작성한 올해 기록(1분47초54)보다도 앞선다.

박태환은 경기 후 “최선을 다했다.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 때를 떠올리기 싫지만 그때와 비교하면 한층 성숙하고 모든 면에서 나아졌다. 재밌게 수영을 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재미를 찾은 박태환, 이제 다시 자신을 넘어서는 일만 남았다. 그는 8월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에서 열리는 팬퍼시픽 대회에서 자유형 100m, 200m, 400m, 1500m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천=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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