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글징글 징크스, 후반기선 제발 떨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0일 03시 00분


화요병…넥센, 화요경기 고작 1승
1회병…봉중근, 유독 실점 많아
친정병…넥센에 주눅든 이적생들

꿀맛 같은 프로야구 올스타전 휴식기를 앞두고도 일부 선수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페넌트레이스 초반 태연한 듯 넘겼던 실수들이 시즌 반환점을 돌며 징크스로 굳어졌기 때문이다. ‘화요병’, ‘친정팀 징크스’, ‘1회 굴욕남’ 등 이름도 가지가지다.

넥센은 화요일만 되면 귀신에 홀린 듯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 올 시즌 16번의 화요일 경기에서 하루밖에 이기지 못했다. 1승 1무 14패. 화요일 승률(0.062)은 전체 승률(0.389)에 비해 턱없이 낮다.

화요일의 부진 때문일까. 수요일엔 분발한다. 수요일 치른 14경기에서 8승 1무 5패. 일주일 중 최고 승률(0.571)이다. 넥센 관계자는 “화요일 성적이 안 좋은 이유는 따로 없다. 화요일에 지든 수요일에 지든 정규시즌 133경기 중 하나라고 생각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LG 에이스 봉중근은 1회가 두렵다. 평균 자책 5위(3.11)지만 선발 등판한 19경기에서 8번이나 1회에 실점했다. 평균 자책 10위 안에 든 투수 중 최다 실점이다. LG 관계자는 “봉중근은 슬로 스타터다. 1, 2회에 유독 제구력이 흔들려 볼넷을 내주곤 한다”라고 설명했다.

넥센을 떠난 이적생들은 친정팀 징크스에 울었다. 삼성 장원삼, LG 이택근, 두산 이현승은 친정팀만 만나면 날개를 접어야 했다.

장원삼은 넥센을 상대로 3경기에 나서 1승 2패 평균자책 8.76으로 부진했다. 삼성 선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았지만 친정팀 앞에만 서면 고개를 숙였다. 이택근도 넥센전에서 30타수 5안타 타율 0.167에 그쳤다. 이현승은 5월 1일 친정팀 넥센과의 경기에 처음으로 등판했지만 1과 3분의 1이닝 동안 2점을 내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인터넷에서 “넥센을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라는 노래까지 등장했다.

LG는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3연전 싹쓸이가 없다. 기회가 찾아와도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는 식이다. 삼성은 5회 이후 역전을 한 번도 허용하지 않았다. 5회까지 리드를 잡은 35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안정권(안지만, 정현욱, 권혁) 트리오’의 막강 불펜 덕이다. 18일 대구를 찾은 LG 팬은 ‘삼성이 5회까지 이기고 있으면 6회부터 야구 안 본다?’는 응원 문구로 팀을 응원했으나 물거품이 됐다.

KIA 아퀼리노 로페즈, SK 게리 글로버 등은 외국인 투수 2년차 징크스를 혹독히 겪고 있다. LG, 롯데, KIA는 선두 SK에 30승을 합동으로 헌납해 ‘엘롯기 동맹’을 재결성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승섭 인턴기자 성균관대 문헌정보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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