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한 박자 빠른 슛’으로 반 박자 빠른 수비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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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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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朴’ 춤춰라
26밤 우루과이전, 우리의 듬직한 스트라이커

[천부적 해결사]
슛동작 간결 “0.5초는 앞서”
명품 프리킥 한방도 갖춰

[몸싸움도 자신]
점프 91cm… 헤딩경합 발군
그리스 장신숲서 70% 따내

조별리그 3경기 무실점. 기계 같은 조직력과 유기적인 움직임. ‘포백’(4명이 나란히 서는 수비)에서 ‘식스백’까지 이어지는 수비라인.

한국이 26일 오후 11시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맞붙는 우루과이 수비진 얘기다. 허정무 감독은 25일 훈련에 앞서 “우루과이 경기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탄탄한 수비”라고 말했다. 캡틴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우루과이의 최대 강점은 터프하면서도 영리한 수비진”이라고 강조했다.

이 단단한 방패를 뚫지 않고선 8강 신화를 쓸 수 없다. 태극전사들이 창을 더욱 날카롭게 갈아야 하는 이유다. 특히 그 창끝에 선 해결사 박주영(모나코)의 어깨가 무겁다.

○ 반 박자 빠른 수비?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는 누굴까. 박주영이다. 박태하 코치는 “득점과 상관없이 대표팀 공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선수가 박주영”이라고 얘기했다. 조별리그 아르헨티나전에서 자책골을 넣는 등 다소 부진했음에도 그에 대한 코칭스태프의 신뢰는 변함없었다. 다행히 나이지리아전에서 프리킥 골을 성공한 뒤 박주영은 자신감을 되찾았다.

우루과이전 역시 박주영이 살아야 공격이 산다. 우루과이 수비진은 순발력이 좋다. 박주영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앙수비수 디에고 루가노(페네르바흐체)-디에고 고딘(비야 레알) 콤비는 대인 마크 능력이 뛰어나 상대에게 좀처럼 슈팅 찬스를 내주지 않는다. 프랑스의 화려한 공격진도 이들 콤비의 유기적인 플레이에 제대로 힘 한번 쓰지 못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다르다.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반 박자 빠른 우루과이 수비진의 움직임에 한 박자 빠른 슈팅으로 대응할 수 있는 선수가 박주영”이라고 말했다. 간결한 슛 동작에 빠른 템포의 슈팅이 우루과이 수비진에도 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소속팀 모나코의 기 라콩브 감독이 “다른 선수보다 0.5초는 더 빠르다”고 극찬했던 ‘명품’이 박주영의 슈팅이다.

○ 그물 수비?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남미 예선과 조별리그에서 우루과이 수비진은 중앙으로 파고드는 공격엔 대처를 잘했지만 측면에서 길게 넘어오는 크로스나 하프라인 부근에서 날아오는 볼 처리엔 다소 약했다. 한국의 전방 공격수들이 우루과이 수비수들과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고 헤딩 경합을 펼쳐야 하는 이유다. 현재 대표팀에서 그런 역할을 할 만한 선수는 박주영과 이동국(전북)이 ‘유이’하다. 부상에서 막 회복한 이동국은 아직 실전 감각이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상태. 박주영에게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

키 183cm인 박주영은 스피드도 좋지만 헤딩 능력 역시 발군이다. 웬만한 농구 선수를 능가하는 서전트 점프(91cm)에 타이밍까지 잘 잡는다. 그리스전에서도 장신 수비수들을 상대로 최전방에서 70% 넘게 헤딩 볼을 따내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 장신 골키퍼? 명품 프리킥으로!

박주영이 우루과이전 키 플레이어로 꼽히는 마지막 이유는 역시 세트피스 때문이다. 허 감독은 “큰 경기에선 세트피스 한 방이 경기 흐름을 뒤바꾼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상대 수비진을 넘어 예리하게 꺾이는 박주영의 프리킥은 언제나 믿음을 준다. 훈련 캠프에서 만난 우루과이 기자들도 “박주영의 중거리 슛과 프리킥은 경계대상 1호”라고 입을 모았다. 우루과이의 장신 골키퍼 페르난도 무슬레라(라치오·191cm)는 높은 볼 처리엔 능하지만 빠르고 낮게 휘어지는 슈팅엔 약하다. 박주영의 프리킥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루스텐버그=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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