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첫 골 허용 실수 차두리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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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3일 0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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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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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실수했을 때 아버지가 뭐라고 하셨어요?”

천당과 지옥을 오간 차두리(30.프라이부르크)도 감독에서 해설가로 전향한 차범근 SBS축구해설위원의 말이 신경 쓰인 모양이다.

차두리는 23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라키공화국(이하 남아공) 더반의 모세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B조 나이지리아와의 2차전에 선발출전, 90분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러나 차두리는 전반 12분 오른쪽 측면에서 낮은 크로스가 올라온 상황에서 자신의 뒤쪽에서 칼루 우체가 쇄도하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선제골을 내줬다.

적극적으로 볼을 걷어내지 못한 실수는 있었지만 차두리는 나머지 73분간 물샐 틈 없는 수비로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경기가 끝난 뒤 차두리는 믹스트존에서 한국 취재진들과 만나 “저승사자를 보고 지옥에서 돌아온 기분이다”며 “실수는 있었지만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잘 치른 선수들의 정신을 높이 산다”고 밝혔다.

차두리는 “실수를 저지른 이후 (오)범석이가 가장 먼저 생각났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또 아버지가 해설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신경이 쓰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버지가 뭐라고 했어요?”라고 반문한 차두리는 차 위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는 것을 기자들에게 전해 듣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또 차두리는 그리스전에서 맹활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전에서 뛰지 못해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입술 오른쪽 부분이 헐어 있었다. 그는 “지난 며칠 동안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많은 일이 닥쳐 걱정과 생각이 많았다”고 말했다.

월드컵 병역특례혜택에 대한 질문에는 “우리가 처음으로 받고 이후 없어진 것으로 안다. 그러나 (박)지성이와 (이)영표 형 등 2002년 때 병역면제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외국에 나가 대표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어린 후배들도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이 선수들이 혜택을 받는다면 ‘제2의 박지성, 이영표’가 나올 수 있다”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차두리는 “16강부터는 토너먼트다. 당일 컨디션이 중요하고 모든 것이 가능하다. 운도 따라야 한다”며 “1차 목표를 달성했지만 ‘항상 배고프다’고 말한 거스 히딩크 감독님의 말처럼 현재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다. 16강 이상의 성적도 기대해보겠다”고 전했다.

더반(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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