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이호준 ‘200호 2루타 기념볼’ 날린 사연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5월 21일 07시 00분


기록도 타이밍이다. SK 이호준은 19일 밤 뼈저리게(?) 실감했을 것이다. 문학 넥센전 8회말 1사 2루에서 대타로 나와 중견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 이 안타로 SK는 16점을 내준 와중에 유일한 1점을 얻었다. 또 넥센 선발 고원준에게 당하고 있던 노히트노런 수모를 벗어날 수 있었다.

게다가 그 2루타는 이호준의 개인통산 200호(역대 41호)여서 나름 가치 있었다. 문승훈 2루심도 이를 알고 2루타 직후, 일부러 그 볼을 달라고 사인을 보낸 뒤 SK 김태균 1루코치에게 던져주는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김 코치가 기껏 그 볼을 잡자마자 덕아웃이 아닌 관중석에다 던져줘 버린 것. SK가 엉망으로 깨지고 있던 상황이라 경황이 없었던 모양으로 워낙 순간적으로 일어난 일이라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호준은 “뭐, 대단한 기록은 아니지만”하고 의연하게 넘겼지만 ‘기록도 분위기 타는’ 현실을 절감했을 듯하다. 대신 “연봉이 있는데 타구의 질도 좋아야지”라고 200호 2루타보다 감을 되찾은 데 의미를 부여했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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