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월드컵 주역]<2>월드컵유치위 콜린스 국제협력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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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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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월드컵 열정 감동… 어머니 나라서 다시 유치하고파”

이훈구 기자
이훈구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은 정말 놀랍고 감동적이었어요. 2022년에 그때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꼈으면 좋겠어요.”

2022년 월드컵유치위원회의 리사 콜린스 국제협력담당관(31·미국·사진)은 8년 전 한일 월드컵 때의 뜨거웠던 열기를 잊지 못한다.

“연세어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울 때였는데 신촌 거리 곳곳에서 응원판이 벌어졌잖아요. 한국인들은 모르는 사람하곤 인사도 안 하지만 그때는 달랐어요. 응원 분위기에 젖어 누구와도 쉽게 동화됐다고나 할까요. 정말 즐겁고 놀라운 경험이었죠.”

콜린스 씨에게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다. 그 인연이 미국이 아닌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힘을 보태는 일로 이어졌다. 뉴멕시코 앨버커키 사립중고교 시절 축구선수로 활동 해 축구와도 친숙하다.

미국은 초중고교에서 클럽활동으로 축구가 활성화돼 있다. 자녀를 매번 축구장에 데려줄 만큼 극성스러운 주부에게 ‘사커맘’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그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콜린스 씨의 어머니 민명희 씨가 바로 ‘사커맘’이었다.

어머니의 나라를 더 알고 싶어 1999년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콜린스 씨는 2001년부터 2년간 한국에 머물렀고 2007년 미국에서 로스쿨을 졸업한 뒤 미 정부가 지원하는 한국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일하다 유치위원장을 맡은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의 권유로 지난해 9월 유치위에 합류했다. 영어 관련 일을 도맡아 하는 그는 유치위의 창구 역할을 한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기간엔 현지에 파견돼 유치 활동을 할 예정이다.

“한국인들의 축구 열정은 정말 대단해요. 응원은 뜨겁지만 건전하죠. 이겨도 으스대지 않고 져도 예의를 갖춰요. 축구장 시설은 이미 다 있으니까 월드컵을 유치하는 데 빠지는 게 없죠.”

잘생겨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좋아하지만 화려하진 않아도 팀 내에서 꼭 필요한 역할을 하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본받고 싶다는 콜린스 씨는 유치위 활동이 끝나면 한미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데 힘을 보태는 일을 할 계획이다.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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