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47·사진)은 2004년 프로농구 모비스 사령탑을 맡은 뒤 지도자 인생의 꽃을 활짝 피웠다. 1994년 대우증권 창단 코치를 맡은 그는 1998년 35세의 나이에 감독으로 승진했지만 소속팀이 잇따라 매각되는 소용돌이를 겪었다. 1999년 신세기통신이 대우증권을 인수했고 2000년 다시 팀이 SK로 넘어간 뒤 2003년 전자랜드로 또 주인이 바뀌었다. 창단식을 네 번 치를 만큼 우여곡절이 심했던 그의 당시 최고 성적은 전자랜드 시절 4강 진출이었다.
하지만 모비스에 둥지를 튼 뒤 올해까지 6년 동안 정규시즌 4회 우승에 플레이오프에서 2차례 정상에 섰다.
어느덧 명장의 반열에 올라선 유 감독이 자신과 궁합이 잘 맞는 모비스에서 최고 대우로 장수 감독 시대를 열었다. 유 감독은 19일 역대 프로농구 최고인 연봉 4억 원에 5년 장기계약을 했다. 프로농구 사령탑으로 연봉 4억 원 돌파는 그가 처음이며 계약 기간 역시 역대 최장 기록이다. 그만큼 탁월한 지도력을 인정받은 셈이다. 10년 넘게 한배를 타게 된 유 감독은 “감독에게 전권을 부여하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에 감사드린다. 모비스를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지닌 구단으로 만들기 위해 선수들과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철저하게 원칙과 팀워크를 중시하는 유 감독은 ‘만수(萬數)’라는 별명처럼 변화무쌍한 전술을 앞세워 눈에 띄는 대형 스타 없이도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양동근, 함지훈, 김동우, 김효범 등은 유 감독의 손을 거쳐 간판으로 발돋움했다. 역대 최다인 4명의 우수 후보선수상 수상자를 배출할 만큼 선수들의 잠재력을 키웠다.
유 감독과 1999년 대우증권 때부터 한솥밥을 먹고 있는 임근배 코치(43)는 3년에 연봉 1억9000만 원으로 사인했다. 감독과 계약 기간이 다른 이유는 동부 강동희,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과 동기인 임 코치에게 다른 팀 감독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배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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