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스타에서 올해의 女선수상 탄 신지애, 男선수상 탄 우즈를 만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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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애 “만남 성사 기뻐… 필드 복귀 환영”
우 즈 “올해 적어도 3승 할 수 있게 기원”

“생각보다 덩치가 크지 않더군요, 굉장히 부드러운 인상과 말투로 친절하다는 느낌이었어요.”

‘골프 지존’ 신지애(22·미래에셋)가 밝힌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5)에 대한 첫인상이다. 신지애는 우즈를 처음 만나 나란히 상을 받았다. 그는 8일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GC 인근의 마르티네스에서 미국 골프라이터스협회(GWAA)가 선정한 2009 올해의 여자 선수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선수상은 지난해 12월 미국 골프전문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됐는데 여자는 신지애, 남자는 우즈가 1위에 올랐다. 당시 한국 선수로는 1998년 박세리 이후 두 번째로 수상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한 신지애는 “(섹스 스캔들로 두문불출하고 있던) 우즈가 시상식에 정말 올지 모르겠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우즈가 이번 대회를 5개월 만의 복귀전으로 결정하면서 만남이 성사됐다.

애틀랜타에 있는 집에서 차로 2시간 거리인 시상식장을 찾은 신지애는 우즈에게 “만나서 반갑고 무엇보다 필드에 복귀한 것을 환영한다”고 인사말을 건넸다. 우즈는 “TV에서 가끔 봤는데 이렇게 직접 만나니 매우 반갑다”고 화답했다.

신지애는 지난해 US오픈 1, 2라운드 때 갤러리로 우즈를 따라다니며 경기를 지켜본 적도 있다. 이런 사연을 듣자 우즈는 “진짜냐. 3, 4라운드 때 오지 그랬냐. 1, 2라운드 때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며 웃었다.

우즈는 신지애가 최근 메이저 대회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5위를 했다는 얘기에 “나쁘지 않다. 워밍업을 하고 있나 보다. 올해 적어도 3승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느냐. 행운을 빈다”고 덕담을 건넸다. 신지애 역시 “이번 주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화답했다.

한편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어 조만간 기쁜 소식을 전할 것 같다. 내년에도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신지애는 9일 귀국한 뒤 16일 일본 구마모토에서 열리는 일본 투어 니시진 레이디스 클래식에 출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우즈, TV광고 모델도 ‘복귀’▼
나이키 제작… ‘선친 훈계에 침묵하는 우즈’ 내용


타이거 우즈가 필드 복귀에 발맞춰 TV 광고 모델로도 돌아왔다.

우즈의 메인 스폰서인 나이키는 8일 마스터스 개막에 맞춰 우즈가 등장하는 30초짜리 새 광고를 ESPN과 골프채널을 통해 내보내기 시작했다. 흑백 화면으로 제작된 이 광고에서 우즈는 카메라를 응시하는 가운데 2006년 세상을 뜬 아버지 얼 우즈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아버지 얼은 “타이거, 나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네 기분은 어떤지, 네가 어떤 것을 배웠는지 알고 싶구나”라고 읊조린다. 섹스 스캔들로 끝 모를 추락을 거듭한 아들의 상황을 아버지의 훈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우즈는 측은한 얼굴로 한마디 언급도 하지 않는다.

미국의 유명 광고대행사인 위든 앤드 케네디가 몇 주 전 우즈의 올랜도 집 근처인 아일워스CC에서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이 광고는 연민을 일으킨다는 평가와 함께 부친까지 이미지 개선을 위한 카메오로 활용했다는 비난이 엇갈렸다. 스폰서십으로 연간 1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던 우즈는 지난해 성 추문 후 액센추어, AT&T, 게토레이 등 주요 스폰서로부터 후원과 광고 중단의 한파를 겪었다. 반면 나이키는 변함없이 지지 입장을 밝혔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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