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멀리건] 잘났어! 오거스타의 ‘오만과 X’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4월 6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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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복귀 마스터스 열리는 그곳…

● CBS 방송외엔 러프쪽 취재 X
● 선수 공짜표 X… 우즈도 사라!
● 차로 입장 X…걸어서 오시오!

미국의 4월은 스포츠가 집중되는 계절이다.

NCAA 대학농구 결승전, 메이저리그 개막, NHL과 NBA 플레이오프, PGA 투어 메이저 첫 번째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등 빅 이벤트가 숨 가쁘게 이어진다. 주말이면 집에서 스포츠 관전으로 야외 나들이를 꺼려할 정도다.

이번 주는 골프 마스터스 정국이다. 6일(한국시간) 타이거 우즈의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마스터스 모드로 접어들었다. PGA 투어 메이저 대회 가운데 마스터스만이 유일하게 조지아의 오거스타 내셔널골프 클럽에서 벌어진다. 다른 대회는 해마다 장소를 옮겨가며 치른다.

그런 탓인지 메이저대회 가운데 가장 늦게 출발한 후발주자이면서 인기에서는 US오픈 등 다른 메이저대회를 능가한다. 역대 골프 시청율에서도 마스터스가 단연 1위다. 올해는 성추문으로 대회 출전을 잠시 중단했던 타이거 우즈의 복귀로 더 높은 시청률이 예상된다.

우즈가 복귀 경기를 마스터스로 잡은 이유는 이미 보도된 바 있다. 미디어의 철저한 통제가 가능한 곳이 오거스타 내셔널클럽이기 때문이다.

오거스타에서는 미디어 관계자들도 예외가 없다. 통제를 따라야 한다.

보통 PGA투어 대회에서는 기자들에게 Inside rope라는 출입증을 추가해준다. 페어웨이 옆의 러프 쪽까지 접근해 취재할 수 있는 증명이다.

하지만 오거스타에는 없다.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단독으로 중계하는 CBS 방송관계자 외는 Inside rope가 발급이 안 된다.

기자들이 우즈를 따라다니면서 근접취재를 할 수 없게 돼 있다.

사실 기자뿐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통제가 심하다. 오거스타에서는 선수들의 사인도 받지 못한다. PGA 투어 대회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선수들에게 무료입장권을 지급한다. 그러나 오거스타에서는 선수가 구매해야 한다. 그것도 숫자가 제한돼 있다. 다른 대회에서는 선수와 승용차를 동승할 경우 대회장으로 입장이 가능하지만 오거스타는 봉쇄돼 있다.

좋게 말해서 오거스타의 자존심이고, 나쁘게 표현하면 백인위주의 돈 많은 컨트리클럽의 오만함이다. 미국 컨트리클럽의 신규회원 가입은 회원들의 만장일치다. 어느 정도 부를 지닌 유색인종들이 컨트리클럽에 가입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들만의 폐쇄된 공간이 컨트리클럽이다.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이 대표적이다. 신흥 귀족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오거스타는 수년 전 여성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라는 압력을 받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회원 가운데 여성은 물론이고, 흑인도 전무하다. 회원명단이 한 차례 신문에 공개된 적이 있지만 철저히 비공개다.

한 때 CBS 방송사는 마스터스 중계에 광고도 붙이지 않은 적이 있다. 대회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수입을 얻는다.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은 1933년 골프의 신성으로 통하는 미국의 보비 존스와 영국의 골프 디자이너 앨리스터 매킨지가 만들었다. 11번, 12번, 13번 아멘코너를 비롯해 수많은 전설을 남긴 곳이다.

올해는 누가 전설의 주인공이 될지 궁금하다.

LA | 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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