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 불패’ 박찬호 개막전 침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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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6일 07시 00분


박찬호. 스포츠동아 DB
박찬호. 스포츠동아 DB
보스턴전 0.2이닝 투런 등 3실점 패전

□1. 정규시즌: 타자들 유인구에 안속아
□2. 실투: 강타자에 높은 직구 홈런허용
□3. 라이벌: 보스턴, 양키스전 질긴 승부

한국인 최초로 뉴욕 양키스맨이 된 박찬호(37)가 데뷔전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범경기 무실점 호투와 정규시즌의 차이, 라이벌 보스턴 레드삭스전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준 경기였다.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이 향후 박찬호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보여줬다.

박찬호는 5일(한국시간)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라이벌 레드삭스와의 2010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출전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6연속경기 무실점의 호투를 이어가기에는 레드삭스 타자들이 만만치 않았다. 지라디 감독은 선발 CC 사비시아가 6회 집중타를 허용하자 먼저 구원 데이비드 로버트슨을 불렀다. 로버트슨은 5-5 동점타를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뒤 6회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양키스는 7회초 무사 2·3루서 로빈슨 카노의 2루 땅볼과 호르헤 포사다의 적시타로 2점을 얻어 다시 7-5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7회말 지라디 감독은 수순대로 박찬호를 불렀다. 지라디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박찬호를 셋업맨이라고 언급한 적이 없다.

박찬호의 첫 상대는 9번타자 마르코 스쿠타로. 2-3 풀카운트에서 슬라이더를 구사하다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양키스 데뷔전 첫 안타 허용. 이어 톱타자 제이코비 엘스버리를 몸쪽 직구로 삼진을 낚아 한숨돌렸다. 그러나 2008년 아메리칸리그 MVP 더스틴 페드로이아에게 볼카운트 1-1에서 142km짜리 약간 높은 직구를 통타당했다. 펜웨이파크 그린몬스터를 넘기는 동점 좌월2점홈런. 박찬호의 양키스 데뷔 첫 블론세이브다. 이어 박찬호는 빅터 마르티네스를 2루 땅볼 처리하고 또 다시 케빈 유킬리스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강판당했고 좌완 다마소 마르테가 등판했다. 마르테는 데이비드 오르티스에 볼넷을 내줬고 폭투와 포수의 패스트볼이 겹쳐 유킬리스마저 홈을 밟는 바람에 박찬호는 패전의 멍에까지 썼다.

5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22개를 던졌다. 3안타(1홈런) 3실점(2자책) 1탈삼진. 5-1로 앞섰던 양키스는 박찬호를 포함한 4명의 불펜투수들이 2.2이닝에 6안타 4실점(3자책)으로 무너져 보스턴에 7-9로 역전패 당했다.

시범경기에서 박찬호가 상대한 타자들은 25명 엔트리 외의 타자들이 많았다. 첫 타자 스쿠타로에게 볼카운트 0-3으로 몰렸다가 결국 안타를 허용한 점은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시범경기 때는 타자들이 비슷한 볼에 스윙을 했지만 이날 보스턴 타자들은 유인구에 속지 않았다. 레드삭스전 첫 등판으로 박찬호를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의 호투를 이어가지 못했다는 점과 라이벌전에서 팬들의 뇌리에 남는 부진은 올 시즌이 험난함을 예고한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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