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질 나빠도 연아는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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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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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전 무대서 첫 공식훈련
쇼트트랙과 같이 써 울퉁불퉁
“빙질 파악… 만족할만한 훈련”
다른 선수의 5배 1000명 구경
아사다도 도착 “金따고 싶어”

사인 공세
훈련을 마친 김연아가 펜스 앞으로 다가가 관중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교포뿐 아니라 외국인 팬들도 많아 그가 ‘월드스타’임을 실감케 한다. 밴쿠버=박영대 기자
사인 공세
훈련을 마친 김연아가 펜스 앞으로 다가가 관중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교포뿐 아니라 외국인 팬들도 많아 그가 ‘월드스타’임을 실감케 한다. 밴쿠버=박영대 기자
“모든 점프를 점검했다. 빙질이 예상과 달랐지만 훈련을 하면서 파악했다.” ‘피켜 퀸’ 김연아(20·고려대)가 21일 결전의 무대인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콜리시엄에서 첫 공식 훈련을 소화했다. 그는 “만족할 만한 훈련이었다”고 말했다.

○ “김연아 보자” 관중 북적

이전까지 다른 피겨 종목 선수들이 공식 훈련을 할 때의 관중 수는 200명 안팎. 그러나 이날은 1000명이 넘는 팬이 입장했다. 김연아를 보기 위해서였다. 팬들의 환호성 속에 링크에 등장해 10분 정도 몸을 푼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배경음악인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스핀과 스텝을 맞추는 데 중점을 뒀다. 이후 점프 훈련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켜 박수를 받았고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완벽하게 마무리해 경쟁자들의 기를 죽였다. 스파이럴과 캐멀스핀까지 한 뒤 40분에 걸친 훈련을 마쳤다. 김연아의 우상인 미셸 콴(미국)이 퍼시픽콜리시엄을 찾아 격려했다. 김연아는 팬들에게 10여 분 동안 사인을 해주는 등 끝까지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 ‘나쁜 빙질’ 영향은 없다

훈련 중 김연아가 브라이언 오서 코치에게 다가가 두 손을 번갈아 오르내렸다. 빙판이 울퉁불퉁하다는 제스처였다.

퍼시픽콜리시엄은 빙질이 좋지 않다. 쇼트트랙 경기를 함께 해 관리가 더 어렵다. 미국 쇼트트랙대표팀 장권옥 코치는 “얼음에 불순물이 많이 섞여 지저분하다”고 말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이지희 부회장은 “스케이트 날이 박힐 정도로 빙질이 나쁘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빙질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점프를 할 때 집중력이 떨어진다. 빙질은 모든 선수에게 똑같이 영향을 준다. 누가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이다. 김연아는 첫 훈련에서 적응을 마친 듯했다. 지난해 2월 이곳에서는 프레올림픽 형식으로 4대륙 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조아니 로셰트(캐나다)와 아사다 마오(일본)를 제치고 금메달을 딴 선수는 바로 김연아였다.

○ 아사다 마오 “금메달 욕심 난다”

아사다는 김연아보다 하루 늦은 이날 밴쿠버에 도착했다. 그는 “도쿄를 떠나기 전에는 걱정이 많았지만 이곳에 오니 메달을 따고 싶어졌다. 금메달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연아와 아사다는 지금까지 11차례 대결했다. 6승 5패로 김연아가 앞선다. 주니어 시절에는 아사다가 나았지만 성인 무대에서는 김연아가 우세다. 최근 세 차례 대결에서도 김연아가 이겼다.

대결에 앞서 김연아와 아사다의 다른 행보도 화제다. 김연아는 선수촌 대신 시내의 한 호텔을 숙소로 정했다. 밴쿠버에 도착해서도, 훈련을 마친 뒤에도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다. 대회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게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의 설명이다. 반면 아사다는 선수촌에서 생활한다. 이날 공항에서도 기자회견을 했다. 동갑내기 라이벌의 다른 행보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밴쿠버=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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