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영 ‘국민 우익수’ 딱지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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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8일 07시 00분


팀 위해서라면 자리 연연 안해
사이판 전훈서 1루 수비 병행

도쿄돔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다이빙캐치. 그 수비 하나로 이진영은 국민우익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진영은 채우기 위해 버릴
수 있는 용기를 택했다. 사이판에 자리잡은 LG의 스프링캠프. 이진영은 팀을 위해 외야 뿐 아니라 1루수 훈련에도
열심이다.사진제공 | LG 트윈스
도쿄돔을 얼어붙게 만들었던 다이빙캐치. 그 수비 하나로 이진영은 국민우익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이진영은 채우기 위해 버릴 수 있는 용기를 택했다. 사이판에 자리잡은 LG의 스프링캠프. 이진영은 팀을 위해 외야 뿐 아니라 1루수 훈련에도 열심이다.사진제공 | LG 트윈스
“SK 시절부터 경쟁은 이골이 났다. 팀을 위해 국민 우익수 딱지까지 뗄 각오를 하고 있다.”

‘국민 우익수’ LG 이진영(30)이 한층 더 성숙해졌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그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각오까지 품고 있다.

LG 외야진은 잘 알려진 대로 포화상태. 지난해 타격왕 박용택과 도루왕 이대형에다 이병규와 이택근까지 가세해 그야말로 외야 3자리를 놓고 5명이 전쟁을 치러야하는 상황이다. 이들의 경쟁열기는 전지훈련지인 사이판 태양보다 더 뜨겁다.

이들 중 현재 이진영 이병규 박용택은 외야수비는 물론 미트를 끼고 1루수 훈련도 하고 있다. 무릎수술 후 재활과정이 남아 있는 이택근도 몸 상태를 회복하면 역시 외야수비와 1루수비를 동시에 병행할 계획이다. 외야자리도 경쟁이 뜨겁지만 1루수 자리도 바늘구멍. 기존 최동수와 박병호, 작은 이병규도 박종훈 감독의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이진영은 “사실 지난해가 유일하게 경쟁에서 자유로웠던 시즌이었다. 경쟁은 SK 시절부터 늘 해온 것 아니냐”며 웃었다. 그러면서 “국민 우익수’ 자리도 내줄 각오까지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나에게 국민 우익수라는 닉네임이 붙었지만 포지션은 감독님이 결정하는 것이다. 팀이 우선이다. 최선을 다해 자리를 지키고 싶은 욕심이지만 팀이 필요로 한다면 국민 우익수 딱지를 떼고 1루수로 간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FA 자격을 얻은 뒤 LG로 이적한 이진영은 12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0(380타수 114안타), 14홈런, 69타점을 기록했다. 특급활약은 아니지만 FA 모범사례로 뽑힐 만큼 준수한 성적. 그러나 그는 지난해 자신의 활약에 대해 “70점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허벅지 부상으로 팀이 중요할 때 나가지 못할 때가 있었다. 팀성적도 좋지 않았다. 올해는 팀에 더 도움이 되는 선수로 거듭나도록 준비를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2007년과 2008년 SK 소속으로 우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LG로 이적하자마자 팀이 7위에 그쳤다. 극과 극 경험. 결국 팀이 잘 나가야 개인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했다.

‘국민 우익수’ 자리를 지키고 싶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그 별명까지 뗄 각오까지 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라고 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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