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저랑 ‘유이 내기’ 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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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07시 00분


히어로즈 황재균(왼쪽)은 올 시즌 도루 30개를 걸고 김성갑(오른쪽) 주루코치에게 친딸 유이(가운데)와 데이트 허락을 부탁했다. 스포츠동아 DB
히어로즈 황재균(왼쪽)은 올 시즌 도루 30개를 걸고 김성갑(오른쪽) 주루코치에게 친딸 유이(가운데)와 데이트 허락을 부탁했다. 스포츠동아 DB
“도루 30개하면 유이와 데이트”
김성갑 코치에 돌연 내기 제안
김코치 “무리한 시도땐 부상…No!”

“코치님, 저랑 내기하실래요?”

황재균(23·히어로즈)은 ‘내기광’이다. ‘건 수’만 걸리면, 눈에 불을 켰다. 특유의 승부근성 때문에 승률도 꽤나 높은 편. 황재균은 “아버지, 어머니 모두 테니스선수를 하신 운동집안이라서 그런 것 같다”며 웃어 넘겼다. 2군 시절부터 코치들과 성적을 놓고 종종 내기를 했는데, “거의 달성한 것 같다”는 것이 그의 설명. 이런 내기라면 코치들은 져도 유쾌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도 황재균은 몇 가지 내기를 걸었다. 홍원기(37) 수비코치에게는 “실책 수를 10개 미만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고, 김성갑(48) 주루작전 코치에게는 “도루 30개를 하겠다”고 장담했다. 넓은 수비범위와 민첩한 스타트를 위해 이미 7kg을 감량한 상황.

특히 애착을 가진 것은 도루 내기였다. 널리 알려진 대로 김성갑 코치는 걸 그룹 애프터스쿨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유이의 아버지. 승리의 반대급부로 황재균이 제시한 것은 “유이(22)랑 밥 한번만 먹게 해 주세요”였다. 하지만 잔뜩 기대감에 부푼 황재균에게 떨어진 답변은 “노(No).” 황재균은 아쉬움을 삼켰다.

김 코치의 설명은 이랬다. 출루나 타점과는 달리 도루는 항상 팀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기록달성을 위한 무리한 도루는 공격의 맥을 끊기도 하고, 부상의 위험도 있다. 점수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이라면, 머리 위로 공이 날아들기도 한다. 김 코치의 결론은 “도루는 내기의 영역이 아니다”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유이의 열성 팬인 황재균은 계속 조를 생각. 김 코치는 “일단, 스프링 캠프에 가서 본격적인 베이스러닝 훈련을 시작하면, 찬찬히 생각해보자”며 내기를 유보했다.

황재균의 지난 시즌 도루는 총 30개. “2010시즌 팀의 유력한 톱타자 후보인데 30개 보다 더 많은 도루를 걸고, 유이를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다. 돌아온 황재균의 대답. “에이. 이런 건 제가 이길 내기로 해야지요.”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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