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대신 펜을 달라” 오프시즌 골퍼 외국어 삼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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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17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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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 로골퍼들이 비시즌을 이용해 영어와 일본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골프 실력뿐만 아니라 ‘언어’까지 완벽하게 갖춘 뒤 해외 무대를 공략하겠다는 각오만큼은 한마음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하늘, 신지애, 유소연, 안신애, 이보미, 배상문. 스포츠동아 DB
프 로골퍼들이 비시즌을 이용해 영어와 일본어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방식은 제각각이지만 골프 실력뿐만 아니라 ‘언어’까지 완벽하게 갖춘 뒤 해외 무대를 공략하겠다는 각오만큼은 한마음이다. 사진 왼쪽부터 김하늘, 신지애, 유소연, 안신애, 이보미, 배상문. 스포츠동아 DB
오프시즌을 맞은 프로골퍼들이 클럽을 내려놓고 ‘열공모드’로 전환했다.

언제부턴가 프로골퍼들의 해외 진출은 당연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성적이 조금만 나면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투어로 눈을 돌린다.

예전 같으면 일단 해외로 진출한 다음 몸으로 부딪혀 언어를 읽히는 방식이 많았지만 지금은 미리 언어까지 갖추고 해외로 진출하는 게 대세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영어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미국와 호주, 유럽 등에서 고루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이다.

일본 투어 진출 시에도 영어로 면접을 볼 수 있다. 방식은 여러 가지다. 개인교습부터 어학원, 또는 인터넷, 전화 강의 등 다양하다.

가장 열심히 열공 모드에 빠진 골퍼는 김하늘(22·비씨카드)과 신지애(22·미래에셋)다. 빡빡한 훈련 일정 속에서도 하루 1~2시간씩 영어 개인과외를 받는다.

김하늘은 일본 투어 진출을 계획 중이지만 영어를 배워두면 두루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일본어 대신 영어를 선택했다. “지금은 국내투어에 전념하고 있지만 언제가 되더라도 해외투어에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김하늘은 말했다.

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영어 공부는 게을리 할 수 없다. 2008년 말 LPGA 사무국이 영어사용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비영어권 출신 선수들의 반발로 백지화되기는 했지만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국내 선수들에게는 가슴이 철렁한 소식이었다.

인터뷰와 연설문 낭독 등으로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낸 신지애는 호주 전지훈련 동안에도 영어 공부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매일 1시간 이상씩 호주 현지인으로부터 과외를 받는다.

유소연(20·하이마트)은 틈틈이 전화영어 강습을 받는다. 유소연은 일찍 외국어를 접했다. 미군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다녔던 덕에 영어 실력이 평균 이상이다. 대원외국어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영어 실력이 더 좋아졌다.

유소연의 영어 실력은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지만 좀더 폭넓은 영어 구사를 위해 전화영어 강습을 받고 있다.

뉴질랜드 유학파 출신 안신애(20·비씨카드)도 유소연처럼 전화 강습을 이용한다. 국내에서 경기에 출전하다보면 영어를 사용할 기회가 적어 틈틈이 전화 강습을 받으면서 실력을 유지하고 있다. 평소엔 영어소설 등을 읽는다. “언어는 사용하지 않으면 말문이 막힐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사용해야 한다. 많은 시간은 아니지만 꾸준하게 전화강의를 받으면서 실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안신애는 말했다.

이보미(22·하이마트)는 일본어 공부에 푹 빠졌다. 일본투어 진출을 계획 중이기에 영어보다 일본어를 선택했다. 어학원을 다니고 있는 이보미는 지금은 동계훈련을 떠난 상태여서 잠시 공부를 접어뒀다.

특이한 케이스도 있다. 배상문(24·키움증권)은 현장에서 독학하는 스타일이다. 영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았지만 워낙 해외에서 많이 생활하다보니 간단하게 대화 정도는 가능한 수준이 됐다.

해외 진출은 아니지만 자기 계발을 위해 열공 모드에 동참한 선수들도 있다. 지난해 국내의 한 어학원과 제휴를 맺은 KLPGA는 선수들에게 무료 강좌 혜택을 주고 있다. KLPGA 장정원 대리는 “수강신청이 끝나지 않아 아직 몇 명이 신청했는지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해외투어 진출을 노리는 어린 선수부터 자녀 교육을 생각하는 30~40대 주부골퍼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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