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점·트리플크라운 ‘가빈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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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10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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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외국인선수 가빈(정면 얼굴)이 LIG손해보험의 수비벽을 앞에 두고 힘차게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대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삼성화재 외국인선수 가빈(정면 얼굴)이 LIG손해보험의 수비벽을 앞에 두고 힘차게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대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인중여포 마중적토(人中呂布 馬中赤兎).’

사람 중에서는 여포가 으뜸이요 말 가운데는 적토가 최고라 했다. 소설 삼국지에서 당대 최고의 장수 유비, 관우, 장비는 여포와 3대1로 맞붙고도 승리하지 못한다. 여포가 나중에 힘에 부쳐 비록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긴 하지만 소설 초반부의 이 대결은 최고 전투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

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화재와 LIG손해보험의 ‘2009∼2010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경기는 이 전투를 떠올리게 하기 충분했다. LIG손해보험의 좌우 쌍포 김요한(28점)-피라타(21)도 빛나는 활약을 펼쳤지만 삼성화재 가빈에 미치지 못했다. ‘모사꾼’ 최태웅과 노련한 손재홍-석진욱을 옆에 둔 가빈의 방천극은 한결 더 날카로웠다.

삼성화재가 LIG를 풀 세트 접전 끝에 3-2(25-14 23-25 25-22 23-25 15-10)로 눌렀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11일 신협상무와 경기 이후 9연승을 달리며 10승(1패)으로 2위 LIG손보(9승2패)와 승차를 벌렸다. 이번 시즌 홈경기 7전전승과 함께 LIG손보에 지난달 7일 1라운드에서 0-3으로 진 빚도 되갚았다.

최고 히어로는 역시 가빈이었다. 가빈은 이날 45점(역대 통산 3위)을 올리고 시즌통산 3호이자 개인통산 2호 트리플크라운(후위 17개 블로킹 4개 서브 3)을 기록했다. 1세트 5점으로 숨을 고른 가빈은 2세트부터 본격 힘을 냈다. 2세트 삼성화재가 10-15로 뒤진 상황에서 서브득점 2개를 내리꽂으며 16-15로 경기를 뒤집었다. 비록 2세트는 LIG 승리로 끝났지만 상대에게 두려움을 안기기에 충분한 활약. 경기 후반에도 가빈의 힘은 떨어지지 않았다. 3세트 20-20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1점을 보탠 뒤 22-21에서 또 다시 블로킹으로 1점을 달아났다. 4세트 11-11에서는 혼자 내리 연속 7점을 올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가빈은 5세트 13-9에서 상대 엄창섭의 강타를 천금의 블로킹으로 연결했고 LIG손보의 마지막 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경기는 그대로 마무리됐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최태웅의 세트가 썩 좋지 못해 2,4세트를 내준 점은 아쉽지만 승리했다는 데 만족한다. 20일 있을 3라운드 첫 경기 상대가 또 LIG손보인데 좋은 승부가 예상된다”고 평했다. 패장 LIG손보 박기원 감독은 “우리가 냉정하지 못해 졌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한편, 앞서 벌어진 여자부 경기에서는 KT&G가 양 팀 합쳐 최다인 29점을 올린 몬타뇨의 활약에 힘입어 도로공사를 3-0(25-16 25-19 25-15)으로 완파하고 5승2패로 선두 현대건설(5승1패)을 바짝 추격했다.

대전|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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