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 5년차… 된장없인 못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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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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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장수 용병 ‘한라’ 마르티넥술은 절대 입에 안대 절제하는 생활 중시
“어느덧 나이 38세 우승하고 은퇴하고파”

5년째 한국에서 뛰고 있는 안양 한라의 패트릭 마르티넥(앞)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체코 출신인 그는 고향에 갈 때면 된장을 챙기는 친한파가 됐다. 사진 제공 안양 한라
5년째 한국에서 뛰고 있는 안양 한라의 패트릭 마르티넥(앞)이 드리블을 하고 있다. 체코 출신인 그는 고향에 갈 때면 된장을 챙기는 친한파가 됐다. 사진 제공 안양 한라
“최장수 비결요? 된장찌개 덕분인 것 같아요.”

아이스하키 안양 한라의 패트릭 마르티넥(38·체코)은 친한파다. 한국 생활 5년차인 그는 프로와 아마를 통틀어 외국인 선수 중 현역 최고령이다. 아이스하키처럼 체력 소모가 많은 종목에서 나이 많은 선수가 오래 뛰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는 최근 5년간 아시아리그에서 공격 포인트에서 상위권을 놓친 적이 없다. 베스트 공격수도 두 번 수상했다. 경기 출장도 매 시즌 95%를 넘는다. 그는 장수 비결에 대해 “철저히 몸을 관리한 덕분이다. 술을 입에 대지 않고 절제하는 생활이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건강식은 된장찌개였다. 일주일에 한 번은 된장찌개를 끓여 먹는다. 시즌이 끝난 뒤 고향에 갈 때는 된장과 김치를 싸갈 정도다. 그는 “최근 고향집 부근에 한국 식료품점이 문을 열었는데 그 가게의 단골손님이 됐다”며 웃었다. 이젠 한국말도 제법 알아듣는다. 지하철에서 사람들이 나누는 얘기를 듣다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때면 ‘나도 이제 한국 사람이 다 됐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고려 중이다. 하지만 전제 조건이 하나 있다. 리그 우승컵을 들지 않으면 은퇴 시기를 미루겠다는 각오다. 그는 은퇴 뒤 코치 생활도 한국에서 하고 싶다고 했다. 최장수 용병으로 후배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는 자신이 갖고 있는 최고를 보여줘야 합니다. 한국에서 통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 가도 통하지 않기 때문이죠.”

한라는 29일 일본 홋카이도 도마코마이 하쿠초 아레나에서 열린 오지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0-2로 졌다. 전날 오지에 3-2로 이겨 1위에 올랐던 한라는 승점 42점으로 오지와 동률을 이뤘지만 연장전 패배가 많아 2위가 됐다.

도마코마이=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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