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루니’ 이종호 번쩍번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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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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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이하 월드컵 16강 골인
알제리 꺾고 멕시코와 한판

2일 나이지리아 카두나의 아마두 벨로스타디움. 알제리의 어린 수비수들은 한국의 9번이 공을 잡을 때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유니폼을 끌어당기고 협력수비까지 해봤지만 힘과 기술이 좋은 9번에게 번번이 농락당했다. 전반 12분. 결국 그 9번이 일을 냈다. 동료가 날카롭게 침투 패스를 찔러주자 재빠르게 파고들어 오른발 슛으로 0-0 균형을 깼다. 9번의 선제골로 기세를 탄 한국은 10분 뒤 추가골까지 뽑아내며 알제리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었다. 한국의 9번 이종호(17·사진)는 이날 골로 조별리그 첫 번째 경기인 우루과이 전에 이어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 월드컵에서 22년 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한국은 전반 12분과 22분 이종호와 손흥민(17)의 연속 골로 ‘아프리카의 다크호스’ 알제리를 2-0으로 제압하고 조별리그 2승 1패를 기록했다. 이탈리아(2승 1무)에 이어 F조 2위가 된 한국은 멕시코와 5일 밤 12시 8강 티켓을 놓고 대결을 벌인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이 대회에 한국은 네 차례 출전했지만 조별리그를 통과한 건 1987년 캐나다 대회 이후 처음이다.

어린 태극전사들이 만드는 기적의 중심엔 ‘광양 루니’로 불리는 스트라이커 이종호가 있다. 다부진 체격(176cm, 77kg)에 기술, 돌파력, 적극성까지 고루 갖춘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출전한 육상대회에서 순천중앙초교 정한균 감독의 눈에 띄어 축구화를 신게 됐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차범근 축구대상’을 받으며 유망주로 인정받은 그는 광양제철중에 다니던 2007년엔 국내 대회 3관왕을 이끌었다. 현재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 유스팀인 광양제철고에 다니는 그를 두고 박항서 전남 감독은 “몸싸움을 즐기면서 드리블 등 기술까지 갖춘 초고교급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인완 광양제철고 감독도 “종호는 축구 지능이 뛰어난 데다 자면서도 축구만 생각하는 근성까지 있다. 모든 지도자가 탐낼 만한 선수”라고 말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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