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페달’서 ‘친환경 페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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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0일 2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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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복동 이후 한국 사이클 발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대회였다.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는 국제 도로대회라 일본도 대단히 부러워했다. 1982년 뉴델리 아시아경기 도로 종목에서 개인과 단체 금메달을 휩쓸 수 있었던 것도 동아사이클대회 덕분이었다."

사이클 원로인 정용택 한국실업사이클연맹 부회장(70)의 회고대로 동아사이클 대회는 30년 간 한국 사이클의 상징이었다.

동아사이클 대회는 1968년 역사적인 첫 출발 총성을 울렸다. 1997년까지 30년을 쉬지 않고 달렸다. 자유당 정권의 독재에 맞서다 꽃다운 나이에 목숨을 바친 젊은 넋을 기리며 4월의 산하를 누볐다. 군사정권 시절 4·19 의거를 기념하는 유일한 스포츠 행사였다. 30번의 대회가 모두 4월에 열렸다. 4월 19일에 골인한 것이 23회, 그날 출발한 것이 4회였다. 하지만 갈수록 심각해지는 도심 교통난을 피하기 위해 마지막 2년은 코스를 줄여 지방에서 개최하다 1997년 제30회 대회를 끝으로 중단했다.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출발한 첫 대회는 마산 3·15 의거탑과 남원 김주열 군 묘소를 거쳐 고려대 앞에서 막을 내렸다. 30년 동안 연 365개 팀 1663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30회에 걸친 코스의 거리를 모두 합하면 지구 한 바퀴(4만 120km)를 넘는 4만 2214.1km에 이른다. 매년 평균 12개 팀, 55명의 레이서가 1407km를 달렸다. 당시만 해도 세계 최고의 국제사이클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에 이은 세계 2위 규모였다.

아시아 최고, 최대의 사이클 대회로 이름을 떨쳤던 동아사이클대회가 12년 만에 새롭게 변신한 모습으로 출발한다. 11월 8일 열리는 2009 투르 드 서울 국제사이클대회(공동 주최 서울특별시 대한사이클연맹 동아일보사).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도심에서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하는 국제대회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흘 안팎으로 전국을 일주하던 이전과 달리 이번 대회는 하루에 마친다. 100km 코스로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 공덕교차로~강변북로(올림픽대교)~동부간선도로(창동교)~강변북로(가양대교)~공덕교차로를 거쳐 광화문 광장으로 돌아온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전국 투어 대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 사이클의 본고장인 유럽 3개국과 이란, 일본, 중국 등 아시아 6개국을 합쳐 해외 9개국 11개 팀의 엘리트 선수들이 출전한다. 국내에선 서울시청,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12개 팀이 참가한다. 한 팀의 엔트리는 5명으로 총 115명이다. 국내 선수들로서는 내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아경기를 대비한 전초전이기도 하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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