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0 남자프로농구] 문태영, 굴러온 복!…34점 ‘펄펄’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7시 00분


LG, 전자랜드에 97-82 승리 공신

공격 패스 리바운드등 뭐든지 척척

나홀로 NO!…올라운드 플레이어

삼성, 82-80으로 SK에 첫패 안겨


바야흐로 대세는 문태영(31·창원LG)이다.

27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KCC 프로농구 LG와 인천 전자랜드의 경기.

귀화혼혈 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은 ‘복덩이’ 문태영(194cm)은 34점(3점슛 2개)을 쏟아 부으며 팀의 97-82 승리를 이끌었다. 3쿼터 3분21초부터 8분29초까지 팀의 17점을 연속으로 링에 꽂은 문태영은 본인의 최다득점기록까지 경신했다.

종전은 22일 서울 SK전에서 세운 28점. 5승1패를 기록한 LG는 잠실에서 서울 삼성에게 시즌 첫 패배(80-82)를 당한 SK(4승1패)를 2위로 끌어내리며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반면, 전자랜드(1승5패)는 공격에만 치중한 서장훈(35)의 잦은 턴 오버(8개)와 느슨한 수비에 무너지며 4연패 늪에 빠졌다.

○패스능력까지 갖춘 올라운드 플레이어

경기 전, 적장인 전자랜드 박종천(49) 감독은 “아무리 개인기가 뛰어나도 공을 빼주지 않으면 한국에서 적응하기가 힘들다”면서 “문태영은 한국농구에 딱 맞는 선수”라고 했다. 공격과 리바운드 능력에 패스능력까지 갖췄다는 평이었다. 팀 동료 기승호(24) 역시 “문태영은 득점이 많지만, 혼자만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슈팅가드부터 스몰포워드, 파워포워드까지 소화가 가능한 문태영은 내·외곽을 넘나든다. 천부적인 탄력과 긴 팔. 양손을 모두 자유자재로 쓰는 능력까지.

31일 LG와의 경기를 앞두고 27일 경기를 관전한 부산 KT 박준석(33) 전력분석원은 “일단, 국내선수 한 명의 힘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혀를 내둘렀다.

○인성까지 갖춰 코트 밖에서도 올라운드.

LG 강을준(44) 감독은 “아직 칭찬하기는 이르다”면서 “집중견제를 뚫어야 진짜 (실력을)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 하지만, 상대의 말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자세만큼은 높은 점수를 줬다.

강 감독에게 “내가 잘못하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해 달라”고 말할 정도.

문태영이 ‘한국 배우기’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사고방식은 사실상 용병선수나 다름없다.

하지만 콧대 높은 용병들과 달리 특별대우는 사절한다. 팀 숙소를 사용하고, 음식도 한식을 즐긴다. 팀 동료 강대협(32)은 “다소 조용한 성격이기는 하지만 장난도 잘치고 생활 속에서도 동료들과 곧잘 어울린다”며 웃었다.

창원 |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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