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치홍 KS 왕대포 한방 아기곰 3형제 떨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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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7시 00분


KIA·두산 ‘신인왕 희비’

이용찬. 홍상삼. 고창성. 스포츠동아DB
이용찬. 홍상삼. 고창성. 스포츠동아DB
안치홍 ‘KS 홈런포’ 깜짝 활약

이용찬·홍상삼·고창성 3인방

“우리 셋중에 하나” 낙관 깨져


KIA는 설렌다. 두산은 불안하다. 복병이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27일 결정되는 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 최우수 신인선수. 불과 2주 전까지만 해도 두산의 신인왕 배출이 떼놓은 당상으로 보였다. 주인공이 누구냐가 문제였을 뿐이다. 구원 1위 이용찬, 선발 9승을 따낸 홍상삼, 홀드 2위 고창성. ‘집안 싸움’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걸림돌이 하나 생겼다. KIA 안치홍(19)의 ‘한국시리즈 특수’다.

안 그래도 두산 관계자들은 ‘표의 분산’을 우려했다. 세 명 중 유독 돋보이는 후보가 없으니, 투표자의 성향에 따라 엇비슷하게 나뉘어 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실제로 셋의 성적은 역대 신인왕들과 비교해도 처지는 편이다. 또 두산 입장에서는 한 후보에게만 홍보를 집중할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안치홍이 한국시리즈를 통해 재발견 됐다. 안치홍의 시즌 성적은 타율 0.235에 14홈런 38타점 53득점. 고졸 신인이 홈런 14개를 때려낸 부분은 훌륭하지만, 타율이 너무 낮다. 후반기 들어 신인왕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났던 이유도 그래서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살아났다. 2루수로 나서 8개 구단 정상급의 수비를 보여줬고, 7차전의 추격 솔로포도 인상적이었다. 신인답지 않은 배짱도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이용찬(2007년), 홍상삼(2008년), 고창성(2008년)이 올해 주전으로 발돋움한 ‘중고 신인’인 반면 안치홍은 2월에 서울고를 갓 졸업한, 문자 그대로의 ‘신인’이다. 이미 정규시즌 MVP 배출을 눈앞에 둔 KIA로서는 신인왕에 대한 욕심이 고개를 들만도 하다.

반대로 두산은 내심 불안할 수밖에 없다. ‘홍상삼이 딱 1승만 더해 10승을 채웠더라면’, 혹은 ‘이용찬이 30세이브만 해줬더라면’ 그것도 아니면 ‘고창성이 홀드왕에 올랐다면’ 하는 ‘가정법’이 머리 속에 떠오르고 있다. 물론 여전히 승산은 두산 쪽에 있다. ‘2차 투표’라는 변수 때문이다. 첫 투표에서 1위가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을 경우, 1위와 2위 선수만을 놓고 재투표를 한다. 확실한 후보가 없는 올해 특성상 2차 투표의 가능성도 높은데, 시즌 성적에서 처지는 안치홍이 두산 선수를 넘어서기는 어려워진다. 그러나 때로는 작은 변수가 승패를 가름하기도 한다. 그래서 KIA는 꿈을 꾸고, 두산은 경계한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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