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20m 가는데 20분…차두리 “사인공세 오랜만이야”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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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7년 전 그 때 모습과 흡사했다.

14일 세네갈과의 평가전에 차두리(29·프라이부르크)가 3년 여 만에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3만여 팬들은 큰 함성으로 그를 맞이했다. 78분 간 종횡무진 활약하며 교체 아웃될 때도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축구 팬들은 차두리를 보며 오랜 만에 2002년의 향수에 젖어들었을 것이다.

15일 독일 출국을 위해 차두리가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섰을 때도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짐을 부치고 출국장 입구까지 20여m에 불과한 거리를 걸어가는 데 수많은 팬들의 사인, 사진공세에 무려 20여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

“어제 공격가담이 너무 멋있었어요. 세네갈 선수들 다 튕겨 나가던데요”라며 구체적으로 칭찬을 늘어놓는 여성 팬부터 점잖게 악수를 청하는 중년 남성, “2002년 때부터 좋아했다”는 일본청년까지. 팬의 국적과 성별, 연령층도 다양했다. 전날 상암벌의 환호에 “닭살이 돋았다. 정말 감사하다”고 감격스러워했던 차두리는 이날도 팬들의 사인 요구에 하나하나 친절하게 응대하는 정성을 보였다.

유니폼을 4벌이나 들고 와 계속 사인을 요구하는 팬에게는 “아유, 도대체 몇 장을 가져오신 거예요”라고 핀잔을 주는 여유까지.

차두리는 이번 대표팀 소집 기간 내내 ‘꾸준함’을 강조했다. 이날도 “어제 잘 한 부분도 있었고 분명 미흡한 점도 있었다. 중요한 건 단 한 경기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월드컵 직전까지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다. 그래서 소속 팀에서의 꾸준한 활약이 더 중요하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힌 뒤 비행기에 올랐다.

인천국제공항|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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