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한국축구에 할 말 하겠다”

  • 입력 2009년 9월 9일 09시 15분


코멘트
내 말의 파장 이렇게 클 줄 몰라… 축구에 전념하게 행정 힘 써야

허정무호의 ‘캡틴’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출국길에 오른 8일 인천국제공항. ‘순둥이’란 닉네임에서 느껴졌던 조용하고 소극적이던 옛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무덤덤한 말투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지만, 밝은 눈빛에선 ‘꼭 해낼 수 있다’는 굳은 신념과 각오가 느껴졌다.

○“할 말은 해야죠.”

본인 스스로도 놀랐다고 했다.

호주전(5일)을 앞두고 귀국 인터뷰에서 “이런 행정에서 축구하는 게 정말 슬프다”고 프로연맹과 축구협회의 ‘기싸움’을 비판했던 박지성이다.

그는 “솔직히 이렇게 파장이 클 줄은 몰랐다”면서도 “내 말에 영향력이 있고, 한국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면 언제든 할 말은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는 “답하고 싶지 않다” “잘 모르겠다”는 코멘트에 그친 후배들과는 대조적인 부분이다.

박지성은 또 “행정하는 분들은 선수들이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좀 더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 월드컵 본선이 임박했다는 사실도 알아줘야한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이젠 공격에서도 뭔가를 보여줘야죠.”

박지성이 승부욕을 드러낸 대목은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 매거진이 ‘수비형 윙어’라는 평가에 대한 부분이었다.

최근 UEFA 매거진은 ‘공격적인 풀백의 등장으로 현대축구는 스트라이커를 줄이고, 측면에 더 많은 윙어를 배치해 상대 오버래핑을 차단한다’고 분석하며 박지성을 대표적인 ‘수비형 윙어’의 전형으로 꼽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공격보다 수비에 더 빛을 발하는 수비형 윙어는 박지성의 숨은 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박지성은 “디펜스 플레이가 남들보다 좋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뒤 “수비력을 인정받았으니 이젠 공격적인 면을 부각 시키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주전 경쟁에 대해서도 “내가 여기에 있는 동안,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명쾌하게 답했다.

한편, 재계약과 관련해 박지성의 에이전트 JS리미티드 김정수 팀장은 “맨유가 우리측 요구 조건을 모두 수용하고 있다. 긱스도 (재계약에) 6개월이 걸렸고, 에브라도 1년이 소요됐다. 우리와 함께 시작한 대런 플레처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천국제공항|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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