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친 홈런’…대타 이성열 쇼

  • 입력 2009년 9월 9일 0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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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잠실 히어로즈전. 두산 이성열(25)은 4회 선두타자인 최준석을 대신해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히어로즈 주축선발 김수경. 1구는 헛스윙이었다. 이성열은 노리던 볼이었던 듯 아쉬움에 얼굴을 찡그렸다.

그리고 2구째, 이번에는 그의 방망이가 야무지게 돌아갔다. ‘딱’소리가 날 정도로 잘 맞은 타구는 중견수를 향해 날아갔고, 이택근의 키를 훌쩍 넘겨 펜스를 맞혔다. 튕겨 나온 볼이 그라운드 위를 구르는 동안 이성열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력질주했다. 상황은 3루타였다.

그러나 3루에 도달한 이성열은 홈까지 내달렸다. 안방에는 강귀태가 버티고 있었지만 몸을 날렸고 슬라이딩으로 홈플레이트를 먼저 짚었다. 올 시즌 2호이자 통산 67호 장내 홈런이었다.

대타 장내 홈런으로는 역대 프로야구 통산 5번째. 게다가 1-2로 지던 상황에서 동점을 만든 천금같은 득점이었다.

이후 두산 타자들도 김재호의 결승 2점 홈런을 포함해 5점을 뽑아내며 팀의 승리를 일궈냈다. 이성열은 또한 장내 홈런 외에도 5회 2사에서 중전안타를 쳐내며 출루했고, 손시헌 타석에서 2루까지 훔쳐내는 등 적극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이성열은 지난해 LG에서 투수 이재영과 트레이드돼 두산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다. 그의 장타력을 눈여겨 본 김경문 감독은 한 달 동안 우익수로 꾸준히 기용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결국 1루수로 보직을 바꿔야했다.

올 시즌에는 그라운드 위에서 그의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었다. 쟁쟁한 선수들에게 밀려 주로 2군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간혹 1군에 올라와도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6월 5-6일 잠실 롯데전 8타수 5안타가 전부였다. 22경기 출장해 타율 0.200.

“백업선수로서 아깝다” “정말 열심히 하는데 빛을 못 보고 있다”며 안타까워하던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던 이성열은 이날 경기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증명해 보였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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