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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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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골 넣고 싶으면 넣고, 넣기 싫으면 안 넣는 선수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핸드볼 스타 윤경신(36·두산)에 대한 이상섭 감독의 평가다. 윤경신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이듬해 세계 최고 수준의 독일 분데스리가로 건너갔다. 13시즌 동안 무려 2907골을 넣은 ‘득점 기계’였다. 전성기가 지나 독일 생활을 접고 지난해부터 두산에서 뛰고 있지만 월드스타의 기량은 여전했다.
7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두산과 인천도시개발공사의 2009 다이소 핸드볼 슈퍼리그 챔피언 결정전 1차전. 3-1로 앞선 전반 초반 7m 프리스로 성공을 시작으로 그의 골 잔치는 시작됐다. 윤경신이 공을 잡으면 상대 수비수는 두세 명씩 달라붙었다. 하지만 203cm의 큰 키에서 내리꽂는 공격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수비수가 아무리 팔을 뻗어도 점프슛을 날리는 그의 손은 더 높은 곳에 있었다. 어시스트도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4개를 기록했다.
두산은 윤경신이 10골을 넣는 활약으로 인천도시개발공사를 28-22로 꺾고 첫판을 승리로 장식했다. 두산은 8일 열리는 결승 2차전에서 7골 차 이상으로 지지 않으면 슈퍼리그 초대 챔피언에 오른다.
두산이 자랑하는 장신 수비 역시 빛을 발했다. 키 큰 선수들이 늘어선 장대 숲 앞에 인천도시개발공사의 중거리 슛은 번번이 가로막혔다. 스위스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다 시즌 중반 인천도시개발공사에 합류한 또 한 명의 월드스타인 조치효는 시종 무거운 몸놀림을 보이며 전후반 1골씩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윤경신은 “원래는 어시스트를 많이 하려 했는데 골잡이 본능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며 “(조)치효 형과는 맞대결이 부담스러웠는데 우리 수비수들이 잘 막아줘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임영철 감독이 이끄는 벽산건설이 삼척시청을 24-20으로 꺾고 1승을 거뒀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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