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프리토킹] 트레이드 슈퍼스타 미첼·필더는 ‘ML의 김상현’

  • 입력 2009년 9월 1일 09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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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트레이드란? 원석 찾는 작업!

케빈 미첼, 모난 성격에 5개 팀 전전 - 1989년 전환점 ML홈런·타점왕 등극 - 세실 필더, 日진출 계기로 MVP 부활요즘 KIA 타이거즈 김상현의 방망이가 돌아가는 것을 보면 속된 말로 ‘미쳤다’란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 8월까지 31개의 홈런을 뿜어내고 있는 그의 방망이는 마치 ‘홈런 나와라 뚝딱’하면 마냥 홈런이 쏟아지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닌가 싶다. 만으로 29세의 나이에 전 소속팀에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친정팀으로 다시 트레이드돼 슈퍼스타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런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없을 리 없다. 그렇다고 흔히 나오는 사례는 절대 아니다. 가장 최근의 사례를 살펴보면 언뜻 2명의 선수가 떠오른다. 바로 1989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소속으로 일약 MVP에 올랐던 케빈 미첼과 1990년 아메리칸리그(AL) 홈런왕에 올랐던 세실 필더가 그 주인공이다.

1984년 22세의 나이에 뉴욕 메츠에서 데뷔했던 미첼은 파워가 좀 있는 외야수로 한 시즌 20개 전후의 홈런을 칠 수 있는, 외야수를 기준으로 그리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이는 선수 정도로 인식됐다.

하지만 1989시즌 그는 인생의 대 전환점을 맞게 된다. 시즌 초반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47개의 홈런과 125타점으로 리그 1위를 차지하게 되고 MVP 투표에서도 당당 1위에 등극하게 된 것이다. 또한 샌프란시스코를 1962년 이후 최초로 월드시리즈로 이끌며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미첼은 10대 시절 3번이나 총상을 입었을 정도로 험한(?) 동네를 전전했지만 타고난 야구 재질로 뉴욕 메츠에 지명될 수 있었다. 그런 어린 시절의 영향 때문인지 동료 선수들과 잦은 마찰을 일으켰고 메이저리그 역사상 유일하게 MVP를 수상했음에도 불구하고 32세가 되기 전에 5개 팀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95년에는 당시 일본 프로야구 역사상 최고 연봉 기록을 세우며 후쿠오카 다이에(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었다. 실제로 그가 기량을 발휘한 마지막 시즌은 1994년이었지만 1989년의 강한 인상은 아직 팬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필더의 경우 역시 드라마틱하다. 190cm의 신장에 126kg의 거구였던 필더는 1985년 토론토에서 데뷔해서 4년을 뛰었지만 한 방이 필요할 때 내놓는 대타 이상의 가치 이상을 인정받지 못했다. 특히 그의 무거운 몸은 수비수로 부적격하다는 인상을 지우지 못했고 200타석 이상을 단 한번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런 그에게 일본 프로야구 진출은 새로운 돌파구였다. 물론 연봉도 10배 가까이 더 받을 수 있었지만 더더욱 그에게 고마운 일은 바로 풀타임 주전으로 뛸 수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단 1년 만이었지만 한신 타이거스에서 38개의 홈런을 쳐냈고 ‘야생곰’이라는 별명으로 일본팬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이를 주목한 팀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였고 메이저리그에 다시 복귀한 그는 51개의 홈런과 132타점으로 리그 선두가 되었고 그해 올스타와 MVP 2위에 오르며 마침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거포가 됐다.

그 이듬해에도 44개의 홈런과 133타점으로 공히 1위를 기록했고 1992년에는 124타점으로 3년 연속 타점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3년 연속 타점왕은 76-78년까지 내셔널리그 신시내티의 조지 포스터 이후 최초였다.

이 두 명의 공통점은 자신의 능력을 크게 인정받지 못할 때에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꾸준한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미첼의 경우 특이하게도 할머니의 조언대로 오프 시즌 동안 고향인 샌디에이고 바닷가에서 물 속에 들어가 스윙 연습을 했고, 수중 압력을 이겨냈던 스윙은 결국 실제 경기에서 빠른 스윙 스피드로 이어져 타고난 파워와 함께 홈런을 쳐낼 수 있는 멋진 조화를 이뤘다.

필더 역시 몸무게를 줄이지 않으면 메이저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비아냥을 이겨내며 신이 자신에게 내린 체격 조건을 역행하지 않고 오히려 파워를 키워나가는 방식으로 리그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재탄생 할 수 있었다.

이런 스타들의 겉모양새는 깜짝 스타다. 하지만 마치 우아한 백조가 물 밑에 쉼 없이 발을 놀리고 있듯이 내일의 스타를 꿈꾸며 음지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이 많다. 팬들은 기다린다. 또 다른 내일의 별을….

송재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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