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질 어떻게… 오 마이 갓!

  • 입력 2009년 8월 27일 02시 54분


폭탄주 꼭 마셔야 하나… 오~노!
프로농구 외국인선수 오리엔테이션 현장 가보니

“젓가락질 잘하면 한국 사람들이 예뻐합니다.”

강사의 한마디에 모두들 손가락이 바빠졌다. 허공에 대고 젓가락질하는 모습은 6세 아이처럼 어설펐다. 하지만 표정만은 진지했다.

26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국프로농구연맹(KBL) 5층 교육장. 올 시즌 한국에서 뛸 외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널찍한 강의실은 키 2m, 몸무게 100kg이 넘는 거구들로 가득 찼다.

첫 번째 강의 주제는 ‘한국 문화 이해’. 한국에 온 지 10년 된 컨설턴트 전문가 에릭 호프먼 씨(에이온 리스크 서비스 대표이사)가 강사로 나섰다. 신참 외국인 선수 19명이 관심을 보인 분야는 역시 술과 음식 문화였다. 호프먼 씨는 “폭탄주 몇 잔은 거뜬히 마셔야 한국 문화에 적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선수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자 호프먼 씨가 웃으며 한마디했다. “한국 사람들도 가끔 폭탄주를 몰래 버리니 너무 걱정하진 마세요.”

두 번째 강의는 ‘KBL 경기 소개’. 심판들이 직접 국내 프로농구 경기 규칙, 심판 판정 기준 등을 설명했다. 한 심판이 “할리우드 액션을 하지 말라”고 말하자 국내 무대 경험이 있는 일부 선수는 “한국 선수들은 더하지 않느냐”고 불평했다.

이때 뒤에서 바라보던 3년차 마퀸 챈들러(27·원주 동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은 채 이렇게 말했다. “그렇게 불평하면 벌써 퇴장감인데….”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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