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무명의 양용은 우승, 늦깎이에 희망”

  • 입력 2009년 8월 24일 02시 50분


“조바심 안 내 스트레스 덜 받아”

“스포츠 스타가 되고 싶다는 어릴 적 꿈을 버리지 않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줬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시아인 최초로 메이저 골프대회 챔피언에 오른 양용은(37·사진)이 늦깎이 챔피언이라며 그의 성공담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양용은이 19세에야 골프채를 잡았고 30대 중반까지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다”며 “19세면 타이거 우즈나 필 미켈슨 등 천재 골퍼들은 이미 자리를 잡았을 때”라고 전했다. 하지만 ‘보통사람’ 양용은은 골프에 늦게 입문한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빨리 스타가 돼야 한다’는 조바심을 가진 어린 골퍼들에 비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는 것. 그는 우승 인터뷰에서 “(조급해하지 않고) 한 번에 하나씩 이루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우즈와의 PGA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도 압박감은 없었다. 다른 골퍼들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는 우즈의 기세에 눌려 자멸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는 “그냥 골프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최악의 경우도 우즈에게 지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는 것.

한때 보디빌더를 꿈꾸다 왼쪽 무릎 부상으로 다른 길로 들어서게 된 양용은은 작은 골프연습장에서 일자리를 얻은 뒤 잭 니클라우스와 닉 팔도의 골프비디오를 보며 독학했다. 농사를 짓는 부모는 만류했지만 군 복무 후에도 연습을 계속해 한 계단 한 계단 밟아 올라 오늘에 이르렀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양용은에 앞서 ‘늦깎이 신화’를 이룬 선수들도 소개했다. 1980년대 메이저 대회에서 3승을 올린 래리 닐슨(61)은 야구를 하다 21세에 골프로 전향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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