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헤드킥] “울산 격파 주술…호랑이 어디 없소”

  • 입력 2009년 8월 20일 08시 34분


“어디 가서 호랑이를 잡아올 수도 없고….”

안병모 부산 단장은 홈경기를 앞두고 상대 팀 마스코트나 특성을 집어 내 선수단을 독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수원 경기를 앞두고는 선수단 전체가 삼계탕을 먹었고, 제주와의 경기 전에는 부랴부랴 제주산 오렌지를 공수해 와 경기 당일 점심식사 후 간식 상에 올렸다. 올 시즌 초반 팀이 4무3패로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4월에 홈 4연전을 맞자 비공식 캐치프레이즈를 ‘사생결단(死生決斷)’으로 정한 뒤 홈경기에서 이기면 44개의 사인 볼을 팬에 선물하는 등 ‘4’에 걸맞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3월과 8월, 제주와 수원 홈경기에서는 선제골을 내준 뒤 기어이 동점골을 뽑아냈고 4월 홈 4연전에서는 3승1패로 분위기 전환의 발판을 마련했다. 물론 안 단장이 전적으로 미신에 의존하는 건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허물없이 다가가 자연스레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 선수들도 큰 부담 없이 하나의 재미있는 이벤트로 이를 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19일 울산과의 홈경기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4년 째 울산을 이기지 못한 징크스도 깨야하고 컵 대회 결승 진출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겨야 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울산을 요리(?)할만한 마땅한 대상이 없었던 것. 부산 관계자는 “어디 가서 호랑이를 구해올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며 “이번에는 그냥 선수들에게 영양식을 잘 준비해 대접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고 웃음을 지었다.

부산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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