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죽느냐 사느냐…아! 얄궂은 롯데”

  • 입력 2009년 8월 18일 08시 25분


SK-롯데전은 프로야구 버전 ‘문명의 충돌’이다. 김성근과 로이스터 양 감독은 필드에서 결과로서 자신의 리더십이 옳다는 증명을 할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상극의 가치관으로 나름의 성공을 거뒀기에 원초적 갈등 관계에 가깝다.

여기다 올 시즌엔 조성환 부상, 박재홍 사태, 일부 롯데 팬들의 SK 습격 사건, 정상호 부상, 롯데 응원 예의 논쟁 등 붙을 때마다 사건을 쏟아냈다. 어느덧 프로야구 판에서 가장 첨예한 대결 구도를 형성한 양 팀이 시즌 최후의 사직 3연전에 18일부터 돌입한다.

○전세 역전

싸우면서 닮아간다고 롯데 로이스터 감독의 최근 게임 운용 스타일은 지난 2년 SK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2군 자원의 적극적 활용, 상대 투수에 맞춰 매일 바뀌는 타선, 한 템포 빠른 투수 교체와 불펜 풀가동…. 지난해 메이저(1군)와 마이너(2군)를 확연히 구분한 패턴에서 일변했다. 야구계에선 “로이스터가 한국야구를 알아가는 증거”라고 평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원조’격인 SK에선 ‘전원야구’가 실종됐다. 핵심 전력의 줄부상으로 “시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지경”이다. 롯데전을 겨냥한 최정, 이재원의 복귀도 물 건너갔다.

이 상황에서 롯데-KIA와 6연전을 맞이한다. ‘고비’란 물음에 김 감독은 “KIA전 다음은 두산이다. 지금 SK야구는 고등학교, 대학팀하고 붙지 않는 한, 전부 고비”라고 단언했다. 지난주 LG-한화란 황금의 5연전에서 3승2패밖에 하지 못한 아쉬움이 담겨 있는 발언이다.

○2위를 향하여

김 감독은 사상 첫 정규시즌 3년 연속 1위를 사실상 머릿속에서 지웠다. 마음 속 진짜 욕심은 2위 플레이오프 직행. “3위나 4위나 똑같다”란 말로 4위 롯데가 아닌 2위 두산을 겨냥한 속내를 내비쳤다. 묘하게도 로이스터 감독 역시 최근 ‘1위포기’를 꺼냈다. 작년에도 로이스터는 “경기 감각을 고려하면 2위가 더 한국시리즈 우승에 유리하다”란 지론을 펼쳤다. 동상이몽인 두 감독은 서로를 완파할 때, 목표에 접근할 수 있는 운명이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끌어내는 김 감독의 SK는 송은범-글로버 등 주력 선발을 롯데전에 대기시켜놓았다. 롯데도 조정훈-송승준 등으로 응수한다. 양 팀 공히 베스트 전력을 꾸릴 처지는 못 되지만 ‘너한텐 안 진다’란 독기가 쌓여있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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