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박태환 “이 아픔, 비더만도 느끼게 할 것”

  • 입력 2009년 8월 7일 02시 59분


인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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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를 지었지만 밝지는 않았다. 첫마디도 “잘못을 깨달았으니 열심히 하겠다”였다.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참패했던 ‘마린보이’ 박태환(20·단국대·사진)이 6일 귀국했다. 태극마크가 달린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그는 몰려든 취재진과 팬들에게 “부족한 점이 많았다. 이번에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았으니 더 열심히 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자유형 400m와 200m, 1500m에서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했던 박태환은 반성과 함께 미래를 얘기했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 연습이 부족했다. 두 번 다시 그런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태환은 “장린이 자유형 800m에서 세계신기록으로 우승하고 쑨양이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중국 선수들이 급성장했다. 하지만 지금부터 열심히 한다면 내년엔 내가 이길 수 있다. 아니 이겨야 한다. 내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선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세 종목을 모두 소화하기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400m와 200m 기록이 좋지만 장린과 쑨양이 1500m에서 좋은 성적을 냈으니 그들을 잡기 위해 400m와 1500m에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나는 어렸을 때부터 아픔을 겪고 더 잘했다. 파울 비더만(독일)과 우사마 멜룰리(튀니지) 등이 잘해 이번엔 내가 아픔을 느꼈지만 다음에는 그들이 내가 겪은 고통을 느끼도록 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노민상 대표팀 감독은 “박태환은 아직 어리다. 그리고 능력이 뛰어나다. 초심의 자세로 돌아갔으니 내년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믿어 달라”고 말했다.

대한수영연맹은 12일 박태환의 후원사인 SK와 만나 전담팀 재구성을 논의한다. 정일청 전무이사는 “박태환이 내년 아시아경기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상의 전담팀을 구성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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