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차기-팔 스트로크 엇박자… 속도 못내

  • 입력 2009년 7월 29일 02시 59분


박석기 前감독 레이스분석

욕심이 앞서면 화를 부르게 마련이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 준결선에서 욕심이 과했다. 출발 반응시간은 0.69초로 빨랐다. 하지만 레이스가 본격화되자 뒤처졌다. 발차기와 팔의 스트로크가 엇박자가 났기 때문이다. 발과 팔이 조화를 이뤄야 속도가 나는데 발차기가 신통치 않은 박태환은 팔로 힘을 더 썼다. 2007년 멜버른 세계선수권 때 50m 평균 스트로크는 30∼32회였는데 이번엔 36∼38회로 많았다. 팔이 발이 할 역할까지 하다 보니 역효과가 난 셈이다.

자유형 200m는 상대를 견제하고 완급을 조절하면서 치고 나가야 하는데 박태환은 그러지 못했다. 팔로만 헤엄치니 힘이 들고 속도는 나지 않았다. 피로를 유발하는 젖산이 체내에 쌓일 수밖에 없었다. 출발을 잘했음에도 한 번도 선두로 나서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태환은 200m 준결선에서 첫 50m 구간을 25초20으로 네 번째로 통과했다. 하지만 100m에서 52초22로 5위, 150m에서 1분19초83으로 6위까지 처졌다. 결국 1분46초68의 기록으로 5위에 그쳤다. 예선 때 세운 1분46초53에도 못 미쳤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할 때 기록(1분44초85)에는 2초 가까이 느렸다.

하지만 늘 좋은 기록을 낼 수는 없다. 가끔 뒷걸음질할 때도 있다. 박태환은 최선을 다했다. 시행착오는 보완하면 된다. 수영 강국 호주와 미국 등은 올림픽에 앞서 길게는 4년 장기 계획을 세워 준비한다. 박태환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 2012년 런던 올림픽에 대비하길 바란다.

정리=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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