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박경완 부상…주장 시킨 내 탓”

  • 입력 2009년 6월 26일 08시 12분


김성근 감독 아름다운 자책 “책임감 때문에 강행군 했어”

25일 광주 KIA전을 앞둔 SK 김성근 감독은 전날 아킬레스건 파열을 당한 포수 박경완이 화제에 오르자 “어제 밤에 하도 화가 많이 나서인지, 새벽 한시쯤 맥주 한병을 채 마시지도 않았는데 취해서 그냥 잠이 들어버렸다”면서 “요즘 부상선수가 많이 나온다, 그런 얘기를 했는데 입이 방정이었나 보다”고 했다. 전날 경기 후 곧바로 병원에 직접 찾아가기도 했던 김 감독은 “이번 기회에 경완이에게 푹 쉬라고 했다”고 말하며 애써 웃음을 지었지만 주축 선수를 잃은 아쉬움만은 숨기지 못했다. 이날 선발 등판이 예정된 투수 채병용은 “경완 선배가 팀 전력의 반인데…”라고 했고, 김성근 감독 생각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방마님으로 그의 역할이 절대적이었음을 떠올리면 치열한 선두 다툼을 하고 있는 SK로선 그의 공백이 점점 더 크게 다가올지도 모를 일.

박경완은 이날 오전 서울 삼성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다행히 경과가 좋아 2-3개월 후면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할 전망. 이르면 포스트시즌에 그라운드에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SK로선 ‘전력의 절반’인 박경완의 이탈은 뼈 아프다. 김 감독은 “이제 (정)상호하고 친해져야할 것 같다”며 주전 포수를 맡아줘야 할 정상호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지만 중요 시점에 박경완을 잃은 아쉬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다.

“내 잘못이야. 주장을 시키는게 아닌데.”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 감독은 박경완을 주장으로 지목했는데, 팀 주장이라는 책임감이 좋지 않은 컨디션에서도 출장 강행으로 이어졌고, 결국 아킬레스건 파열이라는 치명적인 결과로 나타난 것에 대한 탄식이었다.

광주|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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