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 다운] 김시진 “난 투수코치가 아니야”

  • 입력 2009년 6월 25일 08시 27분


“내가 네 나이 때는 1주일에 6경기도 던졌어.”

24일 잠실구장. 히어로즈 신철인(32)이 덕아웃에 앉아있던 후배 이보근(23)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이보근이 “전 세이브가 딱 하나 있는데, 그게 3이닝짜리였어요”라고 얘기하는 걸 들었기 때문이다.

그 때 어디선가 나타난 김시진 감독(사진)이 제동을 걸었다. “1주일 6경기? 분명 내가 현대에서 투수코치로 있었을 때인데, 무슨 소리야? 그런 적 없어”라면서.

후배에게 장난 한 마디 하려다 의외의 ‘저격수’를 만난 신철인은 “음, 그럼 5경기로 하죠”라며 슬쩍 물러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내 “1주일 5경기 등판은 이번 시즌에도 있었어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승부욕이 발동한 김 감독이 투수 등판일지를 뒤적였고, 지난달 26-28일과 30-31일에 신철인이 연이어 등판했다는 기록을 확인하고 말았다.

김 감독은 “그래도 그 전에 5일 쉬고 하루 던지고, 또 5일 쉬고 그만큼 던졌으니 너무 원망하지 마”라더니 이내 “무엇보다 6연승할 때 5경기를 던졌다는 게 눈에 띄네”라고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지금 투수코치는 내가 아니야. 정민태지.”

잠실 | 배영은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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