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최희섭 거르지 말랬지”

  • 입력 2009년 5월 20일 02시 58분


친정 LG전 3타점… KIA, 2년만에 3위로

“내가 최희섭을 볼넷으로 거르지 말라고 했지.”

앞 타자 최희섭을 볼넷으로 거르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던 KIA 김상현이 전 소속 팀 LG와의 경기에서 자신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지난달 19일 LG에서 KIA로 트레이드된 김상현은 유니폼을 바꿔 입은 지 한 달 만인 19일 LG와의 첫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3타점을 기록하며 옛 동료들을 울렸다. 김상현은 1회말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봉중근이 앞 타자 최희섭을 볼넷으로 내보내자 이를 앙다물고 타석에 들어섰다. 그리고 1사 1, 2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선취점을 뽑았다.

4회말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2사 2루에서 바뀐 LG 투수 정재복은 최희섭에게 고의 볼넷이나 다름없는 공을 던지며 내보냈다. 그리고 다시 등장한 김상현은 정재복의 초구를 받아쳐 왼쪽 라인을 타고 넘는 2루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KIA는 2루타만 3개를 친 김상현의 방망이와 선발 곽정철의 호투를 앞세워 LG를 6-0으로 꺾었다. LG와 함께 공동 3위가 된 KIA는 공동 2위였던 2007년 5월 3일 이후 2년 만에 3위 이상의 순위에 올랐다. 곽정철은 5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3승째를 챙겼다.

두산은 잠실에서 김현수와 이원석의 솔로 홈런 등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롯데를 11-3으로 눌렀다. 1-3으로 끌려가던 두산은 6회 김현수의 시즌 9호 홈런을 포함해 3안타와 볼넷 2개, 상대 실책 등을 묶어 단숨에 5점을 뽑으며 승부를 갈랐다.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6회말 수비 때 같은 이닝, 같은 투수, 같은 타자일 때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두 번 오를 수 없다는 규칙을 어기는 바람에 올 시즌 감독 퇴장 1호의 불명예를 안았다.

한화는 대전 홈경기에서 히어로즈에 4-2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했다. 한 달 만에 2군에서 올라온 한화 선발 정민철은 4와 3분의 1이닝 동안 8안타 2실점한 뒤 강판돼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다. 7회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를 상대한 한화 구대성은 5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선두 SK는 대구에서 삼성에 3-2로 승리했다. 2회 외야 희생플라이로 타점을 추가한 SK 박재홍은 역대 5번째로 1000타점을 달성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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