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는데 1억 원?

  • 입력 2009년 5월 10일 21시 42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850m)에 서려면 돈이 얼마나 들까. 원정 기간과 대원 수, 그리고 장비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지만 대략적인 가격은 산출될 수 있다. 전문 산악인이 아닌 일반인들을 에베레스트 정상으로 안내해주는 각국 상업 원정대들의 '현지 시세'가 있기 때문이다.

상업 원정대들은 '세계의 지붕'에 오르려는 일반인들을 모집해 왕복 항공료를 비롯해, 숙식, 장비, 그리고 등반 가이드까지 풀 서비스를 제공한다. 쉽게 말해 에베레스트 정상에 서는 패키지 상품을 파는 것이다. 이 상품의 가격은 개인당 7만 달러(약 1억 원) 안팎. 원정 기간이 두 달여에 이르고,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다는 특수성도 있지만 만만치 않은 가격이다.

상업 원정대들이 남기는 이익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에베레스트 등반에 필요한 필수적인 경비는 적지 않다. 네팔 정부는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원정대에 7인 기준 7만 달러의 입장료를 받는다. 1인당 1만 달러, 약 1400만 원이 개인 부담인 셈이다. 네팔 정부는 산악인들이 몰리는 에베레스트의 입장료를 인근 로체(8516m) 등에 비해 7배나 비싸게 받고 있다.

물론 입장료를 내지 않고 에베레스트에 오를 수는 있다. 에베레스트가 국립공원 내에 있기는 하지만 매표소도 별도 관리인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경우 네팔 정부로부터 받는 정상 등정 인증서를 받을 수 없다. 정상에는 올랐지만 세계 산악계에서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적발될 경우 네팔 정부는 입장료보다 10배나 많은 1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이 모두는 외국인에 관한 얘기다. 네팔인은 입장료가 없다. 또한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까지만 오르는 트레커들도 국립공원 입장료 1000루피(약 1만 8000원)만 내면 된다.

네팔 정부는 원정대마다 담당 연락관을 파견해 베이스캠프에서 상주시키면서 불법 요소를 감시한다. 원정대는 이 연락관의 왕복 항공료와 숙식, 체재비까지 제공해야 하는 부담도 지고 있다. 원정대는 이외에도 네팔 정부에 쓰레기 보증금(4000달러)도 내야한다.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 네팔 정부에 내는 돈만 10만 달러 가까이 되는 셈이다.

박영석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대 또한 4억 원에 이르는 원정 비용을 가까스로 마련해 이번 도전에 나섰다. 원정대는 11일 오전 정상 공격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 연기했다. 원정대는 이달 중순께 다시 정상 공격 날짜를 잡을 계획이다.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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