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잘 치고 잘 뛰고…‘김현수의 날’

  • 입력 2009년 5월 9일 08시 06분


한화전 4타수 3안타 불방망이…느린 발로 더블스틸 “곰 재주 부렸네”

두산은 주초 ‘잠실 라이벌’ LG와의 3연전을 싹쓸이 당하며 연패의 늪에 빠졌다.

특히 ‘막강’이라고 불렸던 방망이가 LG 투수진에 완벽하게 막히면서 4위로 밀려났다. 두산으로서는 시즌 첫 4연패로 고비를 맞았다.

8일 한화전을 앞둔 잠실구장.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낸 두산 선수들은 유독 말이 없었다. 가뜩이나 주력 투수들의 부진으로 힘겨운 상황에 톱타자 이종욱마저 왼쪽 팔꿈치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훈련이 끝난 뒤 덕아웃에 나와 상대팀 선수들과 장난치기 좋아하는 김현수도 이날만큼은 라커룸에 들어가 조용히 휴식을 취했다.

김현수의 침묵은 심기일전하기 위함이었을까. 김현수는 이날 4타수 3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1회 1사 2루서 우익선상 2루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4-2로 앞선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중월 2루타로 기회를 만든 뒤 팀의 5득점째를 올렸다.

특히 2사 1·3루서 1루주자 고영민의 2루 도루 때 3루에서 홈까지 파고드는 더블 스틸로 귀중한 득점에 성공했다. 발이 느린 그지만 시즌 3번째 도루를 기록했다. 7회에도 중전안타를 때리며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한 뒤 대주자 정수빈으로 교체됐다.

전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김현수는 이로써 타율을 0.436(101타수 44안타)까지 끌어올리며 타격 선두로 나섰다. 그는 전날까지 0.423으로 SK 정근우(0.429)와 LG 페타지니(0.424)에 이어 3위를 달렸다.

이날 정근우는 문학 히어로즈전에 연장 11회 대타로 나서 좌익수플라이로 아웃됐고, 페타지니는 3타수 2안타로 타율 0.432를 기록했다.

지난해 타격왕에 오르며 국내 최고의 교타자로 평가받은 그는 3월 WBC에서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날까지 올 시즌 27경기에서 멀티히트 게임이 무려 15경기나 된다. 한마디로 ‘타격의 달인’이라 할 만하다.

경기가 끝난 뒤 김현수는 올 시즌 초반 호성적에 대해 “컨디션이 안 좋아질 때 빗맞은 안타가 나오면서 운도 많이 따르는 것 같다”고 겸손해한 뒤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정말 아무 것도 없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안 좋았는데 올해는 다른 것 없이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게 목표다. WBC라는 큰 게임에 나가서 좋은 선수들과 상대하고 플레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그것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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