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얘기다. 8개 구단 최강의 선발투수진을 갖고 있고, 4번 최희섭이 중심을 잡으면서 타선 응집력도 작년보다 좋아졌다. 최근에는 이적생 김상현이 타선에 힘을 보태고, 홍세완까지 부상에서 돌아왔다. 그런데 왜 그럴까.
○초반부터 꼬인 패
두산과의 잠실 시즌 개막 2연전에서 잡을 수 있었던 두 게임을 모두 놓친 KIA는 원정에서 4승2패를 하고 돌아와 6승1무7패로 어렵게 승률 5할에 가까워졌던 4월 21일, 광주에서 다시 두산과 만났지만 내리 세게임을 모두 내 주고 무너졌다. 한기주의 연이은 불쇼와 보이지 않는 작전 수행 실패 등이 패인이었다.
두산은 ‘질 게임을 잡았다’고 쾌재를 불렀지만 4월 한달간 두산에만 5전 전패를 한 건 KIA로선 뼈아픈 결과였다. 붙박이 톱타자 이용규의 갑작스런 부상과 믿었던 마무리 한기주의 실패, 두 악재가 초반 부진의 눈에 드러난 큰 원인이었지만 결정적인 에러나 번트 실수 등, 중요한 순간이면 꼭 발목을 잡는 ‘보이지 않는 이유’도 많았다.
○윤석민의 불쇼, 그리고 서재응의 결장
지난 주말 한화와의 군산 3연전에서 1승1무1패를 하고 온 KIA는 5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도 다 잡았던 게임을 9회말 ‘새로운 마무리’ 윤석민의 불쇼로 또 날려버렸다. 6-5로 앞서다 9회말 6-7로 뒤집혔다. 윤석민의 불쇼는 한기주 때보다 훨씬 충격이 컸다.
6일에도 악재가 이어졌다. 선발 등판이 예고됐던 우완 서재응은 게임 시작 한 시간여를 앞두고 오른 팔꿈치 통증을 호소, 히어로즈 김시진 감독의 양해 아래 임준혁이 대신 선발 등판했다. ‘1시간 전 땜질 선발’을 내고도 이기길 바란다면 그건 욕심일 뿐이다.
○6일 히어로즈전, 반전의 계기 될까
‘고비마다 무너지는’ 요즘 현실에 대해 조범현 감독은 “앞으로 잘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선수들을 위축시키기보다 격려했다.
6일 히어로즈전을 앞둔 조 감독이나 선수단 모두, 꼬인 실타래가 풀릴 수 있는 ‘반전의 계기’가 오길 기대했고, 그런 측면에서 히어로즈전 역전승은 적잖은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1시간 전 땜질 선발’을 내고 어렵게 시작했던 KIA는 8회초 상대 투수 보크와 최희섭의 3점 홈런에 힘입어 뒤집기 승을 거뒀다. 오랜만에 깔끔한 마무리도 있었다.
과연 히어로즈전은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목동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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