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박태환을 망치나 SK 전담팀 독단 물의

  • 입력 2009년 5월 1일 07시 28분


전담팀 “보고 의무 없다”…대표팀과 소통부재

SK텔레콤스포츠단(단장 김성철)의 박태환전담팀이 수영대표팀과의 소통부재로 빈축을 사고 있다.

박태환(20·단국대)은 4월 1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남가주(USC) 대학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1월 1차 전훈 때와 마찬가지로 장거리전문 데이브 살로 감독에게 지도를 받는다.

문제는 1차 전훈 때와 마찬가지로 수영대표팀이 박태환의 훈련 프로그램이나 진행 상황 등을 공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태환은 5월말 귀국, 다시 대표팀 노민상 감독의 지도를 받아야 한다. ‘24주 프로젝트’라는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했던 지난해와는 달리, 지도자는 혼선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태환은 국가대표신분이지만, 촌외훈련이라는 특별대우를 받고 있다. 국내에 머물 때도 수중훈련만 태릉에서 하고, 웨이트트레이닝 등은 전담팀에서 담당했다. 이때부터 이미 혼선이 야기됐다. 일종의 이중 권력 상태였다.

대표팀에서는 박태환의 체력훈련내용을 알지 못했다. 수중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은 유기적 연관을 갖고 진행되어야 한다. 박태환은 베이징올픽에서도 노민상 감독과 생리학 전문가인 체육과학연구원(KISS) 송홍선 박사의 호흡 속에 금메달을 합작했다.

하지만 SK텔레콤 박태환전담팀은 문제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 SK텔레콤 스포츠단 관계자는 “훈련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당연히 규정은 없다. 국가대표선수가, 그것도 촌외훈련이라는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보고의 의무’는 상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식조차 무시하고 있다. 노민상 감독은 “1차 전훈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훈련일지를 보내준다고 했지만 아직 받지 못했다”면서 “그쪽(전담팀)에서 알아서 할 문제가 아니겠냐”며 말을 아꼈다.

한국이 낳은 수영천재를 아끼는 마음에서 전면화 시키지 않았을 뿐, 사실 수영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박태환(사진)은 “7월 세계선수권에서는 장린에게 빼앗긴 1500m아시아기록을 찾아오겠다”고 누차 얘기해 왔다. 장거리인 1500m는 수영에서 가장 훈련량이 많은 종목. 훈련기간도 최소 6개월 이상이 소요된다.

대한수영연맹관계자는 “얼마 전, 모 케이블음악방송프로그램에 박태환이 한 시간이나 나오더라”면서 “LA현지에서 녹화를 한 것이던데 훈련은 제대로 하고 있는지 걱정”이라며 혀를 찼다. 소통의 부재가 가져온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은 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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