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새끼를 왜 내줘” KIA 조범현 감독 양현종 무한 애정

  • 입력 2009년 4월 14일 07시 53분


트레이드 거절 이유 있었네… 기대 부응 마운드 빅3 우뚝

지난 스토브리그 때, 내야수 특히 유격수 보강의 필요성을 느낀 KIA와 선발 투수 획득이 필요했던 서울 연고의 어느 구단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봤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모 구단이 ‘왼손 양현종’을 요구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당시 트레이드 협상 당사자였던 구단 관계자는 나중에 “KIA가 양현종만은 절대 내줄 수 없다고 하더라”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얼핏 생각하면 KIA로선 당장 눈앞의 시즌 성적을 위해 주전급 내야수가 더 필요해 보였던 게 사실이다. 더구나 양현종이 지난해까지 2년간 79게임에서 125.1이닝을 던져 1승7패, 방어율 5.17을 기록했음을 생각하면 ‘바꿀 만 하다’고 느낄 수 있었을 터.

그러나 지난 시즌 종료 후 일찌감치 그를 올 시즌 선발진의 한 축으로 점찍은 KIA 조범현 감독의 뜻은 달랐다. 아무리 궁해도 내줄 카드가 있고, 아닌 카드가 있다고 생각했다.

조 감독은 준비된 주전급 내야수 영입을 포기할 정도로 양현종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고, 이는 이번 시즌 들어 확인되고 있다.

올해 스물 한살, 프로 3년차에 불과한 양현종은 12일 광주 삼성전에 선발 등판, 8이닝 4안타 무4사구 4삼진 무실점으로 1-0 팀 승리를 이끌었다.

윤석민에 이어 2선발로 개막을 맞은 그는 5일 잠실 두산전에서 4.2이닝 2실점으로 가능성을 확인시킨 뒤 두 번째 등판에서 일을 냈다.

왼손이란 희귀성에 150km 안팎의 빠른 볼을 던지는 ‘눈에 띄는 유망주’에서 다양한 변화구로 무장한 ‘무서운 투수’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같은 페이스가 계속된다면 윤석민, 서재응과 함께 토종 빅3로 KIA 마운드의 주축이 될 전망.

조 감독과 KIA가 ‘양현종만은 안 된다’고 했던 데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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