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하벨야나씨 의족 골퍼 희망을 날리다

  • 입력 2009년 4월 10일 08시 00분


토마토저축은행오픈 출전 화제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국내 개막전 토마토저축은행오픈(총상금 3억원)에 의족을 착용한 아마추어 선수가 초청 선수로 출전해 화제다.

9일 경남 김해 롯데스카이힐 골프장(파72·7002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 오른쪽 다리에 의족을 찬 엠마누엘 하벨야나(56·필리핀) 씨가 출전해 갤러리들의 시선을 끌었다. 하벨야나 씨는 25살 때 총기 오발 사고로 3주간 일곱 차례 수술을 받은 끝에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다.

한쪽 다리를 잃어 절망에 빠졌지만 꿈마저 접을 순 없었다. 5살 때부터 시작해온 골프와 함께 제2의 인생을 살았다.

사고 전 핸디캡 4의 실력을 자랑하던 그는 사고 이후에도 좌절하지 않고 골프에 매진하며 핸디캡 11∼12 정도를 유지했다. 하벨야나 씨는 “균형을 잡기 어려워 스윙을 하고 난 뒤 넘어지기 일쑤였지만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겠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도전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하벨야나 씨는 세계적 청과회사 돌(Dole) 코리아 대표이사를 비롯해, 돌 오스트레일리아, 디에프시푸드, 돌 로지스틱스 대표이사와 돌 아시아 부사장, 돌 뉴질랜드 이사를 겸직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입상 욕심보다 의족을 하고서도 프로 골퍼들과 함께 겨룰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 한쪽 다리를 잃었을 때 절망했다면 오늘 내 모습은 없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경제 상황이 어렵지만 희망을 갖고 미래를 위해 열심히 준비하면 밝은 내일이 올 것”이라고 출전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쌍둥이 골퍼가 나란히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일란성 쌍둥이 임가랑, 임다랑(19) 형제는 형 가랑이 동생 다랑의 데뷔전 응원을 위해 골프장을 찾으면서 이뤄졌다. 가랑, 다랑 형제는 지난해 나란히 KPGA 프로테스트를 통과해 프로가 됐다.

하지만 시드 선발전에서 동생만 통과해 형제의 공동 출전은 내년을 기약해야 했다. 임다랑은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초청선수로 출전권을 얻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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