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130m 대형 장외홈런 빅초이 연이틀‘로켓쇼’

  • 입력 2009년 4월 9일 07시 47분


“제가 미쳤죠, 한 마디로.”

8일 광주 SK전을 앞두고 만난 KIA 최희섭(30)의 첫 마디였다. 전날 시즌 첫 홈런에 대한 축하인사에 ‘미쳤다’는 다소 극단적인 엉뚱한 답을 내놓을 정도로 그는 홈런의 기쁨보다 8회 역전 찬스에서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것에 대해 깊이 자책하고 있었다. “투스트라이크를 먹은 뒤 내 스스로 쫓겼다. 뭐에 홀렸던 모양이다. 그 때 한방 쳤더라면 이길 수 있었는데…”라고 말하는 등 반성은 한동안 계속됐다. 그러면서 “매일 잘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잘못은 또 하지 말아야겠다”는 굳은 각오도 잊지 않았다.

홈런을 친 쾌감은 머릿 속에 없고,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자책하고 또 자책하던 진지한 자기반성. 그 진지함은 결국 이틀 연속 홈런포로 폭발했고, KIA는 3연패 후 의미 있는 시즌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최희섭은 1-0으로 앞선 1회 1사 2루에서 상대 선발 니코스키의 시속 146km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30m에 이르는 대형 장외홈런으로 연결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제대로 때린 장외포였다.

늠름하게 베이스를 돌아 홈 플레이트를 밟은 최희섭은 자신의 독특한 세리머니로 이틀 연속 1회 2점 홈런을 자축했다. 그의 홈런포는 SK에겐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 니코스키를 1이닝 만에 강판시키는 카운터펀치가 됐고, KIA에겐 팀 타선 폭발의 도화선이 됐다.

최희섭은 지난 주말 잠실 두산과의 개막 2연전에서 7타수 1안타에 삼진만 4개를 당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명타자로 출장하면서 타격 리듬이 깨졌다. 조범현 감독은 7일부터 그에게 1루를 맡겨 수비를 하면서 타격감도 찾을 수 있도록 했고, 이 카드는 적중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투수 글러브를 스치는 내야안타, 세 번째 타석에서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얻는 등 한결 나아진 타격 페이스를 보여준 최희섭은 “팀이 이겨 기분이 좋다”면서 “홈런을 치긴 했지만 안타를 세 개 친다는 목표로 나섰는데 채우지 못해 아쉽다”고 밝혔다. 치열하게 자신을 채찍질하고 있음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광주|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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