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양金 “무승부=패배…그것 참”

  • 입력 2009년 4월 9일 07시 40분


승률 계산법은 ‘물귀신 승부’?

두산과 한화는 7일 대전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7-7 무승부를 기록했다. 올 시즌 첫 무승부 사례다. 올해부터는 승률 계산시 승수를 경기수(무승부 포함)로 나눈다. 따라서 승률만 따지면 사실상 무승부도 패전이나 마찬가지다. 작년까지는 무승부를 아예 빼고 승수를 승리와 패배의 합계로 나눠왔다. 그렇다면 이같은 제도 변경에 대해 현장에서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어떤 결과 낳았나

두산은 7일까지 2승1무로 한번도 패하지 않았지만 2승1패와 마찬가지로 승률 0.667로 기록됐다. 종전이라면 승률 1.000(10할)로 단독 1위에 올라야 하지만 2승1패를 기록한 SK 삼성 히어로즈와 공동 1위가 돼버렸다. 한화는 7일까지 1승1무1패로 종전 같으면 승률 0.500을 기록했겠지만 1승2패를 한 롯데와 LG처럼 승률 0.333으로 공동 5위에 랭크됐다.

○도입 취지에 대한 반감

한화 김인식 감독과 두산 김경문 감독은 “일단 정해진 제도이기 때문에 따르겠다”면서도 무승부와 패전을 동일시하는 데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같은 승률 계산법을 도입한 것은 의도적인 무승부 경기의 폐해를 막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발상인지 모르겠다”면서 “일부러 무승부 경기를 할 팀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시간제한 무승부가 있다면 타자가 타석을 벗어나거나 투수가 스파이크 끈을 고쳐매면서 시간을 지연할 수도 있지만 시간제한 없이 연장 12회로 못박으면 양팀 모두 승리하기 위해, 패전을 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김경문 감독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시즌 초반이라서…

일단 무승부를 기록한 두산과 한화는 모두 손해가 발생한 상황이다. 8일과 9일 경기에서 1승1패를 나눠가지면 양팀은 이번 3연전에서 1승2패를 한 꼴이다. 승부는 승리팀이 있으면 패배팀이 있는 제로섬 게임인데, 승리한 팀도 없는데 2개팀이 패전처리됐으니 나머지 6개구단은 ‘손 안대고 코를 푼 격’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생각이다. 장기 레이스의 시즌 초 1패는 큰 부담이 없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시즌 종반 치열한 순위다툼을 할 때는 무승부의 아픔이 크게 다가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무승부가 패전보다 좋은 점은 분명 있다

그래도 무승부는 패전보다 나은 점은 있다. 상대가 시즌 막바지 순위싸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승부는 양팀 모두에게 패배효과를 낳지만, 패할 경우에는 상대팀에만 승리가 돌아간다. 만약 한화와 두산이 막바지 1위 싸움, 혹은 2위나 4위 싸움을 한다고 가정해보면 패배보다는 무승부가 훨씬 낫다. 그래서 이번에 도입된 ‘무승부=패배’ 계산법은 ‘물귀신 무승부’라 볼 수 있다. 동점 상황에서 연장 12회말 수비를 하는 팀은 일단 패배보다는 무승부라도 건지기 위해 전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전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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