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서울 vs 수원…‘감독·선수·관중’ 빅매치 3박자

  • 입력 2009년 4월 6일 08시 18분


‘명불허전(名不虛傳).’ K리그 최고 흥행카드란 수식이 괜한 게 아니었다.

FC 서울과 수원 삼성이 격돌한 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 장·내외 공기부터 여느 경기와 사뭇 달랐다. 작년 K리그 전체 평균 관중은 1만1642명이었으나 서울-수원전은 평균 3만3043명으로 항상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올 시즌 첫 승부도 마찬가지. 경기 전까지 양 팀의 중간 순위는 각각 7위(서울), 15위(수원)로 높지 않았으나 이날 3만2075명의 팬들이 상암벌을 찾아 “최강∼서울” “수원∼삼성”을 외치며 최고 열전을 만끽했다. “유럽에 인터-AC밀란, 첼시-맨유전이 있다면 K리그에는 서울-수원전이 있다”는 서울 골수팬 김민정(27·회사원)씨의 얘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을 정도.

한국(차범근 수원 감독)과 터키(귀네슈 서울 감독)를 대표하는 명장들의 승부답게 벤치의 지략 대결도 뜨거웠다. 특히 서울은 수비수 아디의 부상을 감안해 스리백 라인을 구축한데 이어 이청용을 측면이 아닌 중앙에 배치해 상대 허를 찌른 뒤 김한윤을 투입시켜 승부수를 띄웠다.

귀네슈 감독은 “우리가 이길만한 경기였다”고 자평했고, 아쉽게 패장이 된 차범근 감독도 “패배는 아프지만 최고의 승부에서 최선의 플레이를 했다”고 만족해했다. 선수들의 입심도 수준급이었다. 후반 23분 데얀의 터닝슛이 이운재의 가슴을 맞고 흐르자 득달같이 달려들어 골망에 꽂아넣어 결승골을 기록한 이청용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뛰었는데 우연히 발에 걸렸다”며 “순간, (박)지성이 형을 생각했다”고 웃었다. 일명, ‘주워먹기 골’을 종종 터뜨리는 박지성의 순간 포착 능력을 의식한 것이었다.

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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