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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년 3월 30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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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참았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분해서, 아쉬워서 나는 탁한 눈물이 아니었다. 환하게 웃는 얼굴에 흐르는 맑은 눈물은 조명을 받아 보석처럼 빛났다.
‘피겨 여왕’ 김연아(19·고려대)가 명실상부한 ‘여제(女帝)’의 자리에 올랐다. 김연아는 2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59점을 획득해 전날 쇼트프로그램(76.12점) 점수를 합쳐 총점 207.7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싱글 사상 첫 200점 돌파.
김연아는 “우승을 확신했기 때문에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선수들을 압도하는 점프와 관중을 사로잡는 뛰어난 표정 연기를 선보였다. 출발은 좋았지만 여덟 번째 과제인 트리플 살코에서 한 바퀴를 덜 도는 실수를 했다. 마지막 과제인 콤비네이션 스핀도 앞서 펼친 스핀과의 중복 판정으로 0점을 받았다.
하지만 두 번의 실수에도 김연아의 연기는 관중은 물론 심판까지 넋을 잃게 만들었다. 전광판에 점수가 뜨자 관중은 기립박수로 새 여제의 탄생을 축하했다. 세계선수권대회 세 번의 도전 끝에 차지한 우승이었다.
김연아는 “부상 없이 컨디션을 유지해 준비가 잘됐다. 이번에는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평소 훈련하듯이 편하게 임했다”고 말했다.
반면에 김연아의 라이벌인 아사다 마오(일본·188.09점)는 4위에 그쳐 시니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메달 없이 귀국길에 오르게 됐다. 캐나다의 조아니 로셰트(191.29점)와 일본의 안도 미키(190.38점)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김나영(인하대)은 17위로 지난해 대회(19위)보다 두 계단 올라섰다.
로스앤젤레스=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동아일보 김동욱 기자
▲동아일보 김동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