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투혼’ 김두진 “다음경기에 또 뛸겁니다”

  • 입력 2009년 3월 27일 18시 08분


다리 인대가 손상돼 목발에 의지해야 했다. 타박상과 찢어지는 부상으로 이마에는 치료용밴드가 붙어 있었다. 코뼈는 금이 가 만질 수도 없다.

그럼에도 표정은 밝다. 중요한 경기에 출전했고, 소속팀이 승부치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동산고의 2루수 김두진(3학년)은 25일 큰 부상을 당했다. 타격훈련 중 배팅케이지가 강풍에 쓰러지면서 몸을 덮친 것.

김두진은 부상 탓에 27일 열린 제63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2회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경기 내내 동료들의 플레이를 덕아웃에서 지켜봐야 했던 김두진에게 뜻하지 않은 기회가 찾아 왔다. 동산고의 김재문 감독은 팀이 4-3으로 앞선 11회초 1사 만루찬스에서 김두진을 대타로 기용했다.

절뚝걸음으로 타석에 들어선 김두진은 1루수 앞에 땅볼을 때린 뒤 아픈 다리를 이끌고 1루 베이스를 밟았다. 땅볼을 병살타로 연결하려던 1루수는 조급한 마음에 에러를 기록했고 동산고는 추가점을 뽑았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김두진은 동료에게 업혀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김두진은 “벤치에 있는 동안에도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타구를 때린 뒤에는 어떻게 1루까지 갔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몸상태가 엉망이지만 다음 경기에도 출전하고 싶다. 대타로 출전해 팀의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트 컨트롤이 좋은 김두진은 두산 베어스의 김현수를 닮고 싶은 선수로 꼽았으며, 두산을 뛰고 싶은 팀이라고 밝혔다. 신체조건은 177cm,73kg.

동아닷컴 황금사자기 특별취재반

고영준 기자 hotbase@donga.com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사진=하정탁 대학생 인턴기자

문자중계=박형주 대학생 인턴기자

[화보] 동산고와 경기고의 긴박한 접전

[제63회 황금사자기 특집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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